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간 협상 기초…내용은 공개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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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중국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영유권 분쟁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우발적 군사충돌 등 분쟁악화를 막기 위한 행동준칙(COC) 초안에 합의했다고 싱가포르 언론이 2일 보도했다.
아세안 의장국인 싱가포르의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외무장관은 이날 아세안-중국 외무장관회담 개막 연설에서 "남중국해 행동준칙 협상의 기초가 될 초안에 합의했다. 이는 또 하나의 중대 이정표"라고 말했다.
중국과 아세안은 2002년 채택한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DOC)의 후속조치로 분쟁악화 예방과 관리 등을 위한 구체적 지침을 담은 COC 제정을 추진해왔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아세안 10개 회원국 정상은 지난해 11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서 COC 제정을 위한 협상에 합의했으며, 이 합의를 기초로 지난 3월부터 협상 준비작업이 진행됐다.
이번에 합의된 초안은 향후 중국과 필리핀, 베트남,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등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당사국 간 COC 협상의 기초 자료로 쓰인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으며 협상 시한도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후 기자회견에 나선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합의된 초안의 주요 내용을 공개해달라는 요청에 "민감한 사안"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다만 그는 "초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해서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다. 또 남중국해 영유권에 대한 모든 주장이 행동준칙으로 해결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발라크리쉬난 장관은 이어 "역동적이고 변화하는 상황이 있는 만큼 COC 협상의 마감시한을 정하는 것도 섣부른 일"이라며 "다만 우리가 현재 상태까지 온 것에 모두가 기뻐하고 있으며, 협상 절차에 속도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COC가 실질적인 효과를 내려면 법적 구속력을 가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과 군사기지화 등 영유권 강화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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