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저지선 '1달러당 5리라' 벽 깨져…주식시장 2% 하락
제재 부과된 장관들 "미국에 한푼도 없다" 큰소리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미국이 터키 장관 2인에 제재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후 터키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2일(현지시간) 터키리라화는 한때 미1달러당 5.0930리라에 거래되며 리라달러 환율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5시 현재 1달러는 5.05리라대에 거래 중이다.
리라화는 미국 정부가 전날 터키 장관 2명에 제재를 발표한 직후 심리적 저지선인 5리라 벽을 깼다.
이스탄불 주식시장도 얼어붙어 대표지수인 BIST가 2% 하락했다.
미국 정부는 전날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슨의 장기 구속을 이유로 압둘하미트 귈 법무장관과 쉴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의 미국 내 재산을 동결하고 미국민과 거래를 금지했다.
브런슨 목사는 '펫훌라흐 귈렌주의 테러조직'(FETO)과 쿠르드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하고, 간첩행위를 한 혐의로 2016년 10월 투옥됐다.
FETO는 터키 정부가 2016년 쿠데타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귈렌의 추종세력을 가리킨다.
브런슨 목사는 일체의 혐의를 부인했다.
법원은 최근 브런슨 목사의 건강을 고려해 가택연금을 결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브런슨 목사를 석방하지 않으면 터키에 '대규모' 제재를 단행하겠다고 위협했다.
지난달 31일 터키 법원이 브런슨 목사의 석방 요구를 기각하자 이날 미국 정부는 브런슨 목사의 장기 구속에 책임을 물어 법무·내무장관에 제재를 부과했다.
두 장관은 그러나 미국의 제재가 아무런 타격이 되지 않는다고 반응했다.
귈 법무장관은 1일 밤늦게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국에 재산이 한 푼도 없고, 이 나라에 사는 것 말고는 꿈이 없는데"라고 썼다
소일루 내무장관 역시 소셜미디어 계정에 "미국에 있는 우리 재산이라고는 FETO 말고는 없다. 우리는 그를 거기 내버려 두지 않고 데려올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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