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접촉 가능성 열어놓은 듯…"폼페이오, '제재의무' 상기시킬 것"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연쇄회의를 계기로 한 북미 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많은 파트너와 만날 것이라고 얘기하는 것이 안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동남아 순방에 나선 폼페이오 장관을 수행 중인 이 고위 관리는 말레이시아행 기내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싱가포르에서 북한 리용호 외무상과 접촉하게 되면 접촉 시점을 언제로 보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이 관리는 북미 간 접촉 등에 대해 자신이 말할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아세안 관련 연쇄회의에는 최소 27개국의 외교장관급이 참석할 예정이고, 정식회담이나 약식회담 또는 접촉, 우연한 조우 등 많은 상호작용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과 리 외무상간 회담이나 접촉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았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 접촉의 문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도 이번 회의에 참석할 예정으로, 북미의 접촉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면서 "다만 계획된 회담 일정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당국과 꾸준히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국무부 고위 관리는 또 대북제재와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는 궁극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대북) 제재에 충실해야 한다는 의무를 상기하는 데 이번 기회(아세안 관련 연쇄회의 참석)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제재를 우회할 우려를 하고 있다"면서 "이번 다자회의에 참석하는 모든 국가는 유엔 회원국이며,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리는 "대북제재와 국제사회의 제재 준수는 북한이 대화의 장에 나온 주요한 요인이며, 그런 제재는 제재의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유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매우 중요한 메시지"라면서 "그것은 폼페이오 장관이 가볍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싱가포르에서는 3일 한국-아세안 외교장관회의와 한국-메콩 외교장관회의, 4일 아세안+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이 열린다. 특히 ARF는 필리핀, 베트남, 태국, 라오스 등 ASEAN 10개국과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대화 상대 10개국, 북한과 몽골 등 기타 7개국 등 총 27개국이 참여한다.
동남아 순방길에 오른 폼페이오 장관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시작으로 아세안 관련 연쇄회의가 열리는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3개국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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