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비만한 사람이 독감에 걸리면 다른 사람보다 증세가 심해 입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독감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옮기는 전염력도 오래 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 대학 보건대학원의 오브리 고든 역학 교수 연구팀은 비만이 독감 감염자의 바이러스 배출(viral shedding) 기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일 보도했다.
니카라과의 마나과에 거주하는 320가구 약 1천800명을 대상으로 2015~2017년 독감 시즌에 코와 목에서 분비물 샘플을 채취하면서 독감 바이러스가 언제까지 배출되는지를 추적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독감에 걸려 증상이 나타난 경우, 비만한 환자가 다른 환자에 비해 독감 바이러스 배출이 지속되는 기간이 42% 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고든 교수는 밝혔다.
독감에 걸렸지만, 증상이 아주 가볍게 나타나거나 증상이 없는 경우는 뚱뚱한 환자의 바이러스 배출 기간이 무려 104%나 길었다.
다만 비만과 독감 바이러스 배출 기간 사이의 이 같은 연관성은 A형 독감 바이러스에서만 나타나고 심한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 B형 바이러스에서는 관찰되지 않았다.
또 아이들의 경우는 비만이 전염력 지속 기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비만이 이처럼 독감의 증상과 전염력 지속 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비만이 면역반응에 변화를 일으켜 만성 염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고든 교수는 설명했다.
비만은 또 호흡을 어렵게 만들고 산소 필요량을 증가시키는 데 이것도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성 유다 아동병원의 전염병 전문의 스테이시 슐츠-체리 박사는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사람은 독감 백신의 면역반응도 다른 사람들보다는 떨어는 만큼 이들에게는 특별한 예방과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전염병학회 학술지 '전염병 저널'(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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