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 러시아 국채매입 금지 등 초당적 제재법안 마련

입력 2018-08-0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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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러시아 국채매입 금지 등 초당적 제재법안 마련
"미국이 나토 탈퇴하려면 상원 3분의 2 찬성해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의회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이 러시아의 미 선거 개입 움직임을 겨냥, 초당적 차원에서 강력한 제재법안을 마련했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과 밥 메넨데즈 상원 외교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포함한 양당 의원들이 예상되는 러시아의 향후 미 선거 개입을 겨냥해 러시아에 새로운 제재를 가하는 법안을 2일 공개했다.
지난해 마련된 이른바 미국 적대세력에 대한 통합제재법(CAATSA)을 능가하는 훨씬 강화된 제재법안이다.
법안에는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함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역할 축소 움직임을 제한하고 향후 사이버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미 정부 관련 기구 통합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초당적 법안은 의회 양당 중진들이 헬싱키 미-러 정상회담에서 받은 충격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에 대한 미 정보당국의 평가를 지지하길 거부해 미 정가에 큰 파문을 초래했다.
또 댄 코츠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난달 러시아를 비롯한 외부세력의 '민주주의 파괴를 위한' 사이버 공격 움직임을 경고한 것도 법안 마련에 영향을 미쳤다.


'2018 크렘린 공격행위로부터 미국 안보 방어' 명칭의 법안은 이밖에 코리 가드너, 존 매케인(이상 공화) 의원과 민주당의 벤 카딘, 진 섀힌 의원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공화)은 그러나 법안에 이름을 올려놓지 않았다.
또 하원의 경우 러시아 정책을 둘러싸고 공화당 내에 심각한 이견이 일고 있어 법안 통과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법안에는 미국민의 러시아 국채매입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러시아 국채의 4분의 1을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인의 러시아 국채 매입 금지는 러시아 측에 이른바 '핵 옵션'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 주 시티은행 연구보고서는 만약 미국인들의 국채매입을 금지할 경우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법안이 공개되면서 달러화 대비 루블화 가치가 0.9% 하락했으며 러시아 주요 증시지표도 약세를 보였다.
한 의회 소식통은 만약 러시아의 국채 발행을 엄격히 통제하는 것을 포함한 조치들을 취할 경우 이는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안이 만약 통과되면 러시아 석유산업과의 협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석유산업에 투자하거나 기술 등 도움을 제공하는 개인에 대한 제재를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법안은 러시아 7대 은행과의 거래 금지, 러시아 대통령 개인 자산평가 보고서 제출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미국이 나토를 탈퇴하려면 상원 3분의 2 이상 찬성을 얻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원들은 최대한 신속히 법안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져 지난해 마지못해 CAATSA에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과 또 한 차례 마찰이 예상된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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