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실패' 지적에 "시민생각 읽은 것에 의미…소름 돋아"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김영란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공론화위원장은 3일 대입 개편에 관한 정확한 결론을 내지 못해 공론화가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한쪽으로 밀어붙이듯 (결론이)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인 걸 정확하게 보여줘 의미가 있었다"고 밝혔다.
모순되는 1안과 2안의 지지율이 모두 높게 나온 것과 관련해 한동섭 공론화위 대변인은 "(정시모집을) 늘렸으면 좋겠는데 45% 이상은 과도한 것 아니냐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론화위원들과의 일문일답.
-- 1안과 2안이 1·2위인데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했다. 이 결과를 그대로 대입특위에 전달하는 건가.
▲ 한동섭 위원) 의미를 잘 살펴보시는 게 좋을 거다. 굉장히 치열하게 경쟁했다. 이 안들의 장점은 참 좋은데 단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교육당국이 답변을 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당장 2022학년도에 학생들이 시험을 봐야 하니 "적어도 수능은 좀 늘리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한 것이고, 학생부위주전형이 지속적으로 늘어왔는데 시민참여단들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보인다.
절대평가도 변별력이 확실히 있으면 지지를 많이 받았겠는데 확실한 지지를 얻어내기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 1안과 2안은 서로 배치되는 안이다.
▲ 한동섭) 1안이 (수능전형) 45% 이상이다. 논문을 쓸 때는 이 부분에 대해서 중간값을 계산해서 말씀을 드리는데 이건 현상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은 유보를 했다. 그런데 45%는 '과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늘렸으면 좋겠는데 아직까지 45% 이상은 과도한 것이 아니냐고 판단한 것으로 저희는 해석한다.
-- 평가방식 현행유지도 상대평가인데 절대평가 의견이 많았다고 말할 수 있나.
▲ 한동섭) 그래서 '다수다'라고 이야기한 것이 아니고 절대평가 확대 요구가 '상당'하기 때문에 이 정도 수준이면 좀 준비해야 되지 않겠냐고 해석한 거다. 이분들의 의견을 무시할 수 없으니 그 부분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연구해보라고 합의를 던진 것이다. 이것은 정말 미래에 대한 이야기이고 우리가 어떤 비전을 가져야 될 것인가에 대해 물어보는 것이다.
--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으려면 얼마나 차이가 났어야 하나.
▲ 강현철 위원) 의제 1과 2에 관해서, 평점 기준으로는 0.23점 정도이고 지지 비율 기준으로는 약 7.8%포인트 정도다.
-- 1안에 점수를 높게 준 사람들이 2안도 높게 줬나, 혹은 반대인가.
▲ 강현철) 1안과 2안을 모두 높게 주신 분들은 좀 소수이고 절대 다수는 1안과 2안을 선택해서 응답했다. 1안을 지지한다고 응답하신 분들은 2안을 지지하지 않는 쪽에 응답을 많이 하셨고, 2안을 지지한다고 응답하신 분들은 1안을 지지하지 않는 쪽으로 응답하신 분들이 많았다.
-- 로데이터(원자료) 공개하나.
▲ 한동섭) 적절한 시기에 공개하겠다.
-- 오늘 결과만 보면 교육당국에 결론을 떠넘기는 것으로 보인다.
▲ 한동섭) 굉장히 치열한 내용들인데 전문가가 딱 결정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 부분들이 충실히 되고 있지 못했다는 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거다. 그러니 전문가들에게 '이 부분들을 고쳐주세요'라고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 공론화 실패 사례로 인용될 수 있을 것 같다. 원점으로 돌아간 상황이다.
▲ 김영란 위원장) 다수 의견이 확연히 나올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공론화까지 안 왔을 수도 있다. 저희가 무리하게 공론화 과정에 개입해 가면서, 중립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서 다수 의견을 끌어냈다거나 이랬으면 더 큰 혼란이 왔을 거다.
'현재 시민참여단의 생각이 딱 여기까지 나왔다, 그런데 왜 이렇게 나왔을까?' 이렇게 가는 방향이 옳다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나왔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고 왜 이렇게 판단했을까를 분석해야 그다음 단계의 답이 나온다.
그래서 굉장히 소름 돋는 느낌이었다. 어느 한쪽으로 막 밀어붙이듯이 딱 나올 수 없었던 상황인 걸 정확하게 보여준 것이다. 공론화라는 게 정말 의미가 있구나, 저는 오히려 그렇게 생각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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