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개편 공론화 '애매한' 결론…교육단체 이념따라 엇갈린 반응

입력 2018-08-03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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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개편 공론화 '애매한' 결론…교육단체 이념따라 엇갈린 반응
갈등 지속 전망…한목소리로 교육부 비판 "책임 회피"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현재 중학교 3학년이 치를 2022학년도 대입제도 마련을 위한 공론화 결과가 3일 발표됐지만 뚜렷한 지지를 받은 시나리오가 도출되지 않으면서 이미 1년 이상 끌어온 대입개편 논의를 마무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릴 수밖에 없게 됐다.
국가교육회의 대입개편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 의견조사 분석결과 4가지 시나리오 중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전형(정시모집) 비율 45% 이상으로 확대'가 골자인 1안 지지도가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지도 2위인 2안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공론화위는 설명했다. 2안은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가 핵심으로 1안의 골자인 정시모집 확대와는 배치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영란 공론화위원장은 "(각 시나리오의) 단점에 대해 시민참여단이 날카로운 질의를 던졌으나 (당국과 전문가들이) 납득할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참여단은 대안이 제시되지 못한 상황에서 특정 의제가 채택되면 불필요한 갈등이 발생할 것을 우려했다고 판단된다"며 '애매한 결론'이 나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처럼 공론화에서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 교육계의 후폭풍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는 교육단체들이 내놓은 엇갈린 반응을 보면 그대로 드러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시민참여단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균형적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비율, 장기적으로 수능 절대평가 전환 등 교총 입장과 참여단 결정이 상당히 부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총은 "(시민참여단이) 특정 시나리오에 뚜렷한 지지를 나타낸 것은 아닌 만큼 국가교육회의는 신중히 최종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사회를위한국민모임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차범위 안에 있으나 정시모집 비율을 45% 이상 확대하라는 1안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면서 "대학 재정지원 시 정시모집 비율이 45% 이상인 대학에 가산점을 주는 등 교육부와 국회는 1안을 채택해 대입개편안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수능 절대평가 시나리오는 1개, 상대평가 시나리오는 3개였다"면서 "이런 편항된 조건 속에서도 시민참여단은 상대평가안인 1안과 절대평가안인 1안을 사실상 같은 비율로 지지했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과도한 입시경쟁을 완화해 학교교육을 정상화할 수 있도록 교육부는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도입을 책임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수능 상대평가가 유지된다면 한국교육은 크게 퇴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교조를 비롯한 44개 진보성향 교육단체 연대체인 '새로운 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사회적교육위원회'도 이날 전교조와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표도 "수능 상대평가 시나리오는 3개인데 절대평가 시나리오는 1개에 그치는 등 공론화 진행과정이 불공정했다"면서 "그런데도 절대평가안이 오차범위 안에서 (지지도) 2위를 차지한 만큼 시민은 절대평가를 지지한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좋은교사운동 등 32개 교육단체가 구성한 '학교 교육 정상화를 위한 교육혁신연대'는 "공론화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정시모집 비율이 현재보다 늘지 않게 하고 수능 전 과목에 절대평가를 도입하는 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육단체들은 교육부에 대해서는 한목소리로 "무책임했다"고 비판했다.
교총은 "복잡하고 어려운 대입제도에 대해 시민참여단이 전문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게 중론이었다"면서 "교육부에서 시작해 국가교육회의를 거쳐 시민참여단까지 이어지는 '층층구조' 공론화가 정부의 정책결정과정 신뢰성과 책임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던지게 했다"고 꼬집었다.
전교조는 "이번 공론화는 정부가 대입제도를 결정하는 부담과 책임을 회피하려는 목적에서 추진됐다"면서 "모든 결정을 시민참여단에게 떠넘기면서 정부 스스로 존재이유를 부정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jylee2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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