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 적절성 의문 제기도…학부모는 교육현장 혼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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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현 중3 학생들이 치를 2022학년도 대학입시 개편 공론화 조사결과가 3일 발표되자 주요 대학들은 "특별한 입장이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공론화 결과보다는 교육부의 최종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공론화 결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선발 인원 비중을 45%로 높이는 방안(시나리오 1)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이와 배치되는 수능 절대평가 방안(시나리오 2)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 없이 2위를 차지하면서 뚜렷한 결론이 도출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서울의 A사립대 입학처장은 "시민들이 공론화 과정을 거쳐 모은 의견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고 말하는 게 적절치 않아 보인다"면서도 "수능을 절대평가화하는 방안도 근소한 차이로 2위 점수를 받아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입 선발 제도는 수능이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이나 나름대로 장단점을 갖고 있다"며 "어떤 제도를 선택하든 간에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제도를 내실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단순히 설문조사 결과로 나타난 지지도 숫자에 연연해서 교육부의 최종안이 만들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그는 덧붙였다.
B대학 입학처장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으니 이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교육부의 몫이 됐다"며 "교육부가 최종적으로 안을 마련하면 대학은 따라야 할 뿐"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C대학 관계자 역시 "현재 대학으로서는 이렇다저렇다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면서도 "대입 정책을 여론으로 결정한다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의문을 갖는 게 대학가의 전반적인 분위기"라며 공론조사로 대입제도를 개편하는 데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일부는 정시모집 확대 시나리오가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데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D대학 입학처장은 정시모집 확대안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데 대해 "고교 정상화를 위해 도입한 학종의 뿌리를 흔드는 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고 했다. E대학 입학처장 역시 "다소 뜻밖의 안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수시 전형 중 학종으로 선발한 학생들이 학업 성취도와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뚜렷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이번 공론화 결과로 교육현장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학생 아들을 키운다는 회사원 최모(45)씨는 "공론화위 발표를 보면 도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교육부가 하루빨리 정리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등학교 교사 정모(39)씨는 "아직 아이가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피부에 직접 와 닿는 문제는 아니지만, 우리 아이가 진학할 때에도 이렇게 교육정책이 갈팡질팡할까 걱정된다"며 "교육목표를 정해놓고 일관성 있게 정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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