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폐사 점점 늘어…얼음물, 액화산소로 피해 줄이기 전력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8/03/AKR20180803101800053_01_i.jpg)
(포항=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앞으로가 더 걱정입니다. 수온이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하면 물고기 죽어 나가는 건 시간문젭니다"
한낮 기온이 35도를 넘나드는 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의 한 양식장 업주 A씨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 양식장은 주로 광어와 강도다리를 키우지만 작년 폭염으로 고수온에 약한 강도다리가 큰 피해를 보자 올해는 광어만 키우고 있다.
광어가 상대적으로 고수온에 강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올해 폭염으로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고 한다.
벌써 주변 광어 양식장에서 물고기가 폐사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A씨 양식장에서도 광어가 평소보다 더 많이 죽어 나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경북 동해안에는 이달 1일 오후 3시부터 포항에서 울산까지 전 해역에 고수온주의보가 발령됐다. 고수온주의보는 바닷물 온도가 28도에 도달하면 발령된다.
최근 포항 인근 바다 온도가 28도를 넘나들면서 양식장에서 이미 물고기 폐사가 발생하고 있어 비상이 걸린 상태다.
1일과 2일 사이에 포항 양식장 5곳에서 강도다리와 광어 2천461여마리가 죽었고 인근 영덕 양식장 3곳에서도 강도다리 3천479마리가 죽어 나갔다.
3일에도 양식장 곳곳에서 물고기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들어오고 있어 포항시가 확인 조사를 하고 있다.
당장 큰 피해는 아니지만 폭염이 이어져 고수온 상태가 지속하면 예년과 같은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행정기관과 어민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각 양식장은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액화산소공급장치로 산소를 공급하고 얼음을 투입해 온도를 낮추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포항 남구 호미곶면에 있는 한 양식장은 오전부터 인근 구룡포수협 제빙냉동공장에서 얼음을 싣고 와 양식장에 집어넣기 바빴다.
얼음을 바로 양식장 수조에 넣기도 하고 양식장 물을 얼음통에 넣어 식힌 뒤 다시 양식장으로 보내는 방식으로 수온을 낮추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양식장 업주는 찬물 덕에 양식장 수온이 금방 0.2도 떨어지자 다소 밝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업주는 "얼음을 넣으면 수온이 조금이라도 내려가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과는 있다"며 "그래도 요즘에는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며 양식장을 살펴야 해 힘은 든다"고 말했다.
남구 구룡포와 호미곶 일대 바닷가에 몰려있는 양식장에는 시가 지원한 액화산소를 실은 트럭들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산소를 공급하기 바빴다.
바닷물 온도가 높아지면 양식장은 바닷물을 끌어들이지 않고 수문을 잠근 뒤 기존 물을 이용한다.
이 물도 온도가 높아지면 물고기의 산소 소모량이 많아지고 호흡이 어려우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폐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 액화산소를 수조에 공급하면 물고기가 호흡하기 쉬워진다. 액화산소 비용은 양식장 20%, 포항시 80% 비율로 부담한다.
물고기가 폐사했다고 알려진 일부 양식장은 취재를 거부하기도 했다.
시는 고수온에 이어 적조가 퍼질 것에 대비해 예찰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적조 역시 양식장에 치명적인 피해를 안기기 때문이다.
포항시는 2일 동해지방해양경찰청 항공단 협조를 얻어 헬기로 경주 양남면에서 포항 송라면까지 적조 발생 여부를 살펴봤지만 다행히 적조로 추정되는 붉은 띠는 나타나지 않았다.
1일에는 포항 연안과 형산강 일원에서 어업지도선과 작은 배를 이용해 수온과 유해성 적조생물도 조사했다.
연안 수온은 27∼28.5도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유해성 적조생물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정연대 포항시 일자리경제국장은 "적조에 대비해 예찰 활동을 강화하고 적조가 발생하더라도 방제와 피해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http://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8/03/AKR20180803101800053_02_i.jpg)
sds1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