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北리용호 존재감…싱가포르 ARF서 연이은 양자회동

입력 2018-08-03 17:55   수정 2018-08-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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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北리용호 존재감…싱가포르 ARF서 연이은 양자회동
오늘 인도·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과 회담…작년엔 필리핀과만 회담

(싱가포르·서울=연합뉴스) 이상현 정빛나 기자 = 올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무대에서 최대 관심 인사로 부상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싱가포르에 도착한 첫날부터 잇달아 양자회동을 하는 바쁜 일정을 소화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ARF 참석차 3일 오전 싱가포르에 도착한 리 외무상은 이날 오후 2시 40분(현지시간)께 ARF 회의장인 싱가포르 엑스코 컨벤션센터에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양자 회담을 했다.
양측은 회담에서 종전선언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완화, 북중 경제협력 등 각종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ARF에서 남북, 북미 간 양자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될 것에 대비한 북중 간 사전 회의로 보인다.
리 외무상은 또 이날 하루 동안 중국 외에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과도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과 미국도 북측에 양자회동을 요청해 놓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 인도 간 회담은 지난 5월 리 외무상과 방북한 비자이 쿠마르 싱 외교부 국무장관 간 회담의 연장 선상에서 양국 간 협력 타진을 위한 자리로 풀이된다. 당시 인도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외교장관급 고위 인사를 북한에 보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과의 회담에서는 최근 급변한 한반도 정세에 힘입어 북한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과의 관계 복원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의 이런 외교 행보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한창이던 지난해 필리핀 ARF 당시 '고립무원' 신세를 면치 못했던 것과 180도 달라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ARF 당시 리 외무상은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규탄 분위기 속에서 후견국인 중국, 러시아와 아세안 의장국이던 필리핀 등 3개국과만 양자회동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남북 및 북미정상회담 개최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 최대 이슈로 떠오르면서 북한의 주가도 함께 오른 상황을 보여준다.
북한이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리 외무상의 이번 싱가포르 방문을 전하면서 '공식 방문' 형식으로 이뤄진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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