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해외경제포커스…"재정위기 취약국은 부동산 대출규제 아직 없어"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유로지역 부동산이 정부 규제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름세여서 주의 깊게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5일 해외경제포커스에 게재한 '유로지역 부동산시장의 잠재위험과 정책대응' 보고서에서 이처럼 밝혔다.
보고서를 보면 최근 대다수 유로 회원국에서 주택가격이 금융위기 이전 최고점을 넘어섰다.
유로지역의 전년 동기 대비 주택가격 상승률은 작년 2분기 3.7%에서 3분기 3.9%, 4분기 4.3%, 올해 1분기 4.5%로 높아지고 있다.
다만, 금융·재정위기 때 큰 폭으로 가격이 조정된 이탈리아, 아일랜드, 스페인 등 취약국은 아직 위기 전 수준을 회복하지 않았다.
실질 가처분소득이 확대된 데다가 저금리로 상환부담이 줄어들고 이민자 유입에 따라 수요가 확대된 것이 배경으로 분석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은 가계부채 수준이 높은 일부 국가에서 금리 인상이나 금융시스템 불안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일부 지역에서는 주택대출이 은행 자본규모에 비해 과도한 수준에 다다랐다.
실물경제에서도 가계부채 부담으로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등이 나타날 경우 소비와 건설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
유럽 각국 정부는 거시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 시스템리스크위원회(ESRB)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핀란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등 8개국을 요주의 국가로 지목했다.
이들은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은행 자기자본비율 산출 시 상업용 부동산대출 위험가중치를 상향조정한다.
28개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19개국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8개국이 소득대비 상환금 비율(DSTI) 규제를 적용하고 영국, 아일랜드, 노르웨이는 소득대비 대출비율(LTI)를 병행한다.
한은은 "이런 조치에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계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특히 재정위기 취약국(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은 아직 부동산 대출규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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