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재 임박' 이란 주요 도시서 산발적 민생고 시위

입력 2018-08-04 19:38  

'美 제재 임박' 이란 주요 도시서 산발적 민생고 시위
시위 성격 두고 서방-현지 해석 엇갈려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임박하면서 이란 주요 도시에서 산발적으로 민생고와 경제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3일 밤 이란 테헤란에서 서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소도시 에슈테하르드에서 500여명 규모의 시위대가 종교학교에 돌을 던졌다.
이들은 물가 폭등과 실업에 항의하며 격렬하게 시위를 벌이다 출동한 군경에 해산됐다.
이곳 뿐 아니라 최근 사나흘 간 이란 중부 상공업·관광도시 이스파한을 중심으로 북부 카라지, 남부 아흐바즈, 북동부 마슈하드에서도 심화하는 민생고와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미국, 영국 등 서방측 언론은 이들 시위대가 이슬람 신정일치 통치 체제와 최고지도자를 비판하고 이란의 시리아, 예멘, 레바논, 팔레스타인 지원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나 현지에서는 이란 정권이 전복되기 바라는 이런 시위에 지나치게 '기대섞인' 정치적 의미를 부여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미국이 5월 핵합의를 탈퇴한 뒤 이란 리알화 가치가 폭락하면서 최근 몇 달간 물가가 급등했고, 현 정부의 공약이었던 실업난 해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서민층의 불만이 표출됐다는 것이다.
이들 시위대가 정부를 비판하긴 하지만, 일방적으로 이란을 제재하는 미국에 대한 적대감도 함께 지닌 계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집회·시위가 엄격히 통제되는 이란에서 이런 시민의 시위가 잦은 것은 이례적인 만큼 이란 내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약 1주일간 이란 지방 소도시를 중심으로 사실상 전국적으로 물가 상승과 실업에 항의하는 시위 수십 건이 벌어졌다.
이란 정부는 이를 강경하게 진압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는 7일(워싱턴 현지시간)부터 재개된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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