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까지 후보 등록 마치면 선거 캠페인 시작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브라질의 주요 정당들이 4일(현지시간)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 후보를 속속 발표하면서 대선정국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에만 12개 정당이 후보를 발표했으며, 부통령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채 대통령 후보만 발표한 정당이 적지 않아 앞으로 전략적 제휴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이 15일까지 연방선거법원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나면 선거 캠페인과 TV·라디오 선거방송이 시작된다.
좌파 노동자당(PT)은 예상대로 부패혐의로 수감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결정했다.
'브라질을 다시 한 번 행복하게'라는 구호를 내건 룰라 전 대통령은 글레이지 호프만 당 대표를 통해 전한 메시지를 통해 "대선 후보 확정은 중단 없는 투쟁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중도 성향의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은 제라우두 아우키민 전 상파울루 주지사를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아우키민 전 주지사는 대선 후보로서의 첫 연설을 통해 경제위기와 높은 실업률의 원인을 과거 노동자당 정권의 탓으로 돌리면서 룰라 전 대통령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을 비난했다.
아우키민은 중도 노선을 표방하는 8개 정당의 지지를 확보하는 등 대선정국 초반 다소 우세한 판세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된다.
역시 중도 성향 정당인 지속가능네트워크(Rede)는 마리나 시우바 전 연방상원의원을 대선 후보로 결정했다.
2010년과 2014년에 이어 세 번째로 대선에 출마하게 되는 시우바 전 의원은 브라질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정당 브라질민주운동(MDB)은 엔히키 메이렐리스 전 재무장관을 대선후보로 내세웠다.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는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연방하원의원은 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처럼 대선후보가 난립 양상을 보이지만, 정치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이 실질적으로 브라질사회민주당과 노동자당의 양자 대결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정당 수가 35개에 이를 정도로 다당제 구도가 형성돼 있으나 두 정당이 1990년대부터 사실상 양당 구도를 형성해 왔다는 사실에 근거한 분석이다. 1990년대 중반 이래 대선은 두 정당의 대결 구도로 치러졌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선이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나지 않고 아우키민 전 주지사와 룰라 전 대통령 또는 룰라 전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결선투표에서 만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 1차 투표는 10월 7일이며,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득표율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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