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위안화 지탱 나섰다…선물환 거래에 20% 증거금 부과

입력 2018-08-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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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지탱 나섰다…선물환 거래에 20% 증거금 부과
위안화 환율 7위안선 돌파 힘들듯…무역전쟁 협상력도 강화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당국이 위안화의 추가 약세를 막기 위해 본격적인 개입에 들어갔다.
5일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3일 밤 성명을 통해 지속되는 위안화 하락을 막기 위해 오는 6일부터 외환 선물거래에 20%의 증거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위안화 선물환을 거래할 때 위험 증거금으로 거래액의 20%를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한다.
인민은행은 이번 조치가 거시 금융리스크를 예방하기 위한 취지로 금융기관의 온건 경영을 촉진하고 거시 건전성 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목상으로는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을 예상해 선물환 시장에서 달러를 사고 위안화를 파는 투기적 거래를 제한하려는 의도지만 본격적으로 위안화의 추가 가치하락을 억제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 2015년 9월에도 자본유출 가속화로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자 선물환 거래액의 20%를 중앙은행에 준비금으로 적립시키는 조치를 취했다가 2017년 9월 준비금 액수를 다시 제로(0)로 낮춘 바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자국 경제의 둔화 조짐이 나타나자 다시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한 칼을 꺼내든 것이다.
인민은행은 지난 3일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380위안 올린(위안화 가치 하락) 6.8322위안에 고시한 바 있다. 하지만 역외 홍콩 외환시장에서는 장중 6.9선을 돌파하며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6.9126위안까지 뛰었다.
하지만 역외시장 위안화 가치는 인민은행의 증거금 부과 발표 이후 상승으로 돌아서며 6.8400위안으로 장을 마쳤다. 최근 두 달 동안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약 7% 이상 절하됐다.
지난 두달 사이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가 7% 이상 절하된 가운데 인민은행이 앞으로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 저항선을 넘어서는 '포치(破七)'를 용인할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태였다.
저우하오(周浩) 독일 코메르츠방크 신흥시장 담당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조치는 위안화를 떠받치겠다는 의미"라며 "이번 조치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중국 당국은 더 강력한 조치를 내놓아 위안화 가치하락을 억제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로 인해 당분간 '포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졌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무역갈등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의 과도한 하락이 다시 미국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중국이 위안화 하락 억제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미중 무역전쟁이 교착된 상태에서 바스켓 통화 대비 위안화 지수의 안정세와 고시 기준환율의 탄력성을 동시에 유지하며 위안화 하락을 억제하는 것은 미국에 우호적인 자세를 내보이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다른 시장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를 중국 당국의 환율안정에 대한 강력한 신호로 해석하며 앞으로 위안화 가치가 추가 하락하는 것을 억제하고 미중 무역협상 테이블에서 흥정할 카드를 늘려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최근 미국과의 무역갈등과 국제 외환시장의 변화 등으로 인해 중국 역내외 외환시장에 경기순행적 파동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은 이를 차단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글로벌 경제분석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위안화 하락속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우려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금까지 위안화 하락분은 미국이 부과했거나 앞으로 부과할 가능성이 있는 관세의 영향을 상쇄하고 남는다"고 전했다.

jo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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