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4월 잉글랜드 출신 팔도 마스터스 우승 기념해 이름을 조지아로
신인상 부문에서 고진영 313점 차로 추격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6일(한국시간) 끝난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에서 우승한 조지아 홀(22·잉글랜드)의 이름은 '명인 열전' 마스터스와 연관이 있다.
그의 아버지 웨인이 딸의 이름을 '조지아'로 지은 것은 바로 마스터스가 열리는 미국의 주 명칭이 조지아주이기 때문이다.
홀이 태어난 1996년 4월 마스터스에서는 바로 잉글랜드의 닉 팔도가 우승했고, 홀의 아버지는 팔도의 마스터스 제패를 기념해 딸의 이름을 '조지아'로 지었다.
그리고 이날 영국 랭커셔주 리덤 세인트 앤스에서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에 딸의 골프백을 직접 메고 코스를 돌아 부녀가 '메이저 우승'을 합작하기까지 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인 홀은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 대회에서 수확하며 잉글랜드 여자 골프 사상 네 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홀 이전에 메이저 정상에 오른 잉글랜드 여자 선수로는 로라 데이비스(4승), 앨리슨 니컬러스, 카렌 스터플스(이상 1승) 등 세 명이 전부였다.
홀은 또 2004년 이 대회 스터플스 이후 14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잉글랜드 여자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2위였던 홀은 이날도 경기 내내 3라운드 선두 폰아농 펫람(태국)을 추격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13번 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된 홀은 15번 홀(파5)에서 약 6m 이글 기회를 잡았으나 퍼트가 홀을 살짝 맞고 나간 바람에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이 홀에서 펫람도 버디를 잡아 여전히 공동 선두가 이어졌지만 16번 홀(파4)에서 홀이 다시 6m 정도 버디 퍼트를 넣으며 단독 선두가 됐다.
17번 홀(파4)에서는 펫람의 티샷이 벙커로 향하는 등 선두 경쟁을 벌이던 펫람이 무너지는 바람에 3타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굳혔다.
홀은 "농담처럼 첫 우승은 메이저에서 할 것이라고 말하곤 했는데 실제로 이뤄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며 "퍼트가 잘 된 것이 승리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홀은 라운드 당 평균 퍼트 수 28개를 기록했고 170개 가까운 벙커가 깔린 코스에서 샌드 세이브 확률 100%(7/7)로 선전했다.
그는 "9살 때부터 브리티시오픈 우승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사실 압박감을 느끼면서 경기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메이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라면 나쁜 결과는 아니다"라며 강심장다운 면모도 보였다.
키 170㎝인 홀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공동 3위로 좋은 성적을 냈다.
또 LPGA 투어 신인상 포인트 300점을 추가, 576점으로 신인상 부문 2위에 올라 889점으로 선두인 고진영(23)과 격차를 좁혔다.
홀이 남은 시즌 메이저 대회 우승 1회 또는 일반 투어 대회 2승을 해야 300점을 추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은 격차가 큰 편이지만 남은 대회에서 홀의 성적에 따라 신인상 경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도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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