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진중공업 조선소서 최고위원회의…'좌클릭' 논란도
김해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 참배
당선 비결 질문에 "이해찬 효과도…이해찬 덕 본 것 처음"
(서울·부산=연합뉴스) 김남권 김보경 기자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6일 취임 후 첫 공식일정으로 민생현장 방문을 택했다.
민생 카드로 바닥 기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는 시도다.
이날 오전 정 대표는 제1차 현장 최고위원회 장소로 고른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로 내려갔다. 2011년 정리해고에 반대한 '희망버스' 시위가 있었던 곳이다.
보통 당대표들이 첫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찾아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는 것과는 달랐고, 호남 기반의 평화당이 부산을 민생현장의 첫 방문지로 정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현장에서 한진중공업 사장과 노조원들의 얘기에 귀 기울이며 "시대적 화두로 가장 절박한 것이 일자리"라며 "조선사업을 재부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선 "조선산업을 러스트벨트(미국 중서부의 쇠락한 공업지대)화하도록 방치해선 안 된다"며 "정부 정책은 3대 조선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중소형 조선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오후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한중중공업에 다녀왔습니다. 늘 약자 편에 서신 노무현 대통령님의 정신을 잇겠습니다"라고 썼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지만, 노무현정권 말기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여당 대통령후보로 나서는 시기를 전후해선 노 전 대통령과 거리를 뒀다.
정 대표가 전날 당선 기자회견을 통해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갈 것'이라고 말한 만큼 평화당이 진보적 의제에 좀 더 힘을 쏟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부산·김해 일정을 마친 뒤 저녁에 덕수궁 대한문 앞에 있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출신 김주중 씨 빈소를 찾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주목된다.
정 대표는 이를 두고 "평화당이 힘없고 돈 없고 목소리 약한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대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평화당 강령이 명시하는 것처럼 양극화, 불평등 해소가 평화당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갈 것이라는 방향 설정을 놓고선 정 대표가 진보적 '좌클릭'을 많이 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흘러나왔다.
박지원 의원은 cpbc 라디오에서 "우리 당 의원들이 중도개혁을 표방했기에 정의당보다 더 정의롭게 한다는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정 대표께서 어떤 방향으로 당을 이끌고 갈지에 대해선 좀 더 주시하는 게 필요하다"며 "당내 문제가 좀 부각될 것"이라고 짚었다.
정 대표는 민생정당에 방점을 찍는 동시에 선거제도 개혁 당위성을 재차 부각하며 개혁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도 힘을 쏟았다.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여야 5당 연대와 개혁입법연대, 협치내각으로 이어지는 3단계 연대론을 들고나온 것이다.
그는 "올 12월을 넘어가면 선거제도 개혁은 물 건너간다"며 "선거제도 개혁을 위한 여야 5당 연대가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했다.
2007년 열린우리당 당의장으로 있었던 그가 다시 한 정당의 대표에 올라서 '올드보이의 귀환'이라는 비판도 뒤따르지만, 정 대표 자신은 당을 위기에서 구할 강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당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자평했다.
정 대표는 tbs라디오 인터뷰에서 "강력한 지도력만이 당을 살릴 수 있다는 호소가 먹힌 것 같다"고 분석한 뒤 "이해찬 효과도 좀 본 것 아닌가 싶다"며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해찬 후보가 대표 (선거에) 출마하고 (바른미래당에선) 손학규 대표도 나온다고 하니까 말 상대할 사람이 누구냐는 얘기가 들렸다. 평생 이해찬 덕을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가볍게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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