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장기기증 확산하나…'생전 거부 없으면 당연히 기증' 추진

입력 2018-08-06 11:43  

영국 장기기증 확산하나…'생전 거부 없으면 당연히 기증' 추진
잉글랜드·스코틀랜드, '옵트-아웃' 추진…웨일스는 시행 중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영국 내에 장기기증의 확산이 기대된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 내 4개 지역(홈 네이션·home nations)에서 장기기증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를 이미 도입했거나 잇따라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잉글랜드에서는 장기기증에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이를 기증 대상자로 분류하는 소위 '옵트-아웃'(opt-out) 제도가 2020년 봄에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고 BBC 등 영국 언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는 생전에 기증 의사를 밝힌 이들만 장기기증이 가능한 '옵트-인'(opt-in) 제도를 쓰고 있다.
잉글랜드 하원은 장기기증을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런 법안을 올가을 통과시킨 뒤 유예기간을 거쳐 2020년 봄에는 발효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이 법안은 심장이식수술을 통해 목숨을 건진 10살 소년 맥스 존슨의 이름을 따 '맥스 법'(Max's Law)으로 명명됐으며, 지난해 7월 상정됐다.
영국 언론 데일리 미러는 지난해 대대적인 보도를 통해 맥스를 위해 적절한 장기 찾아주기에 나섰으며, 더불어 장기기증 법의 변화를 위한 캠페인도 활발하게 전개한 바 있다.
웨일스 지역에서는 2015년부터 유사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며, 스코틀랜드에서는 지난 6월 비슷한 법안을 의회에 상정했다. 북아일랜드에서도 이 제도에 관심을 표시했다.
현재 잉글랜드에서는 사후 장기기증을 하려면 미리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장기 기증자 명부(ODR)에 등록하거나 가족들이 동의해야 한다.
하지만 새 법이 제정되면 장기기증을 원하지 않으면 온라인이나 전화 등을 통해 NHS 쪽에 등록해야 한다.
조사에 따르면 잉글랜드에서는 82%의 주민이 장기기증에 동의하지만, 단지 37%만이 장기 기증자 명부에 등록한 상태다.
영국 정부는 새로운 제도가 가족 간에 장기기증과 관련한 논의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장기기증 제도가 바뀔 경우 연간 700명의 목숨을 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411명이 적절한 기증자를 찾지 못해 사망했다.
잉글랜드에서만 현재 5천 명 이상이 장기기증을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옵트-아웃 제도 도입에 의료계는 환영하지만, 일부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이다.
2015년 옵트-아웃 제도를 도입한 웨일스에서 이전 21개월 동안 장기 기증자는 101명이었는데, 도입 후 21개월간 기증자 역시 104명으로 큰 변화가 없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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