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의약품 원료물질의 수입 통관 효율 개선·세제 완화 건의"
삼성, 스마트공장 3차 협력사까지 지원…"가치·일자리 창출 중점"
김동연, 삼성에 지배구조·공정경제 측면서 선도 역할 공개 당부
(평택·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김잔디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을 필두로 한 삼성 측이 정부에 바이오 산업의 규제 완화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부 규제에 대해서는 전향적 해결을 약속하는 등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6일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이 부회장과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삼성 측이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영업비밀 상 자세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바이오 산업에 있어서 몇 가지 규제에 대해 말이 있었다"며 "평택 공장 전력 문제나 외국인 투자 문제 등에 대해서 건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은 이날 평택 단지의 안정적 전력확보방안, 바이오, 5세대 이동통신(5G) 등 미래성장산업의 경쟁력 제고, 핵심산업기술 보호방안 등을 건의했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이날 비전자 경영진으로서는 유일하게 배석한 삼성바이오에피스 고한승 사장은 바이오 의약품 원료 물질의 수입·통관 효율 개선, 각종 세제 완화, 약가 정책 개선 등 바이오 업계 애로사항을 전하며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또 인천 송도를 중심으로 한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 조성과 전문인력 양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전달했고, 국내 바이오 제약 산업이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해나가기 위한 정부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는 삼성 측의 요청에 대해 관계부처와 함께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바로 개선하고 일부는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했다.
김 부총리도 "어떤 것은 전향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한 것도 있고 어떤 것은 좀 더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재부는 반도체공장 신설에 따른 추가 전력공급 방안, 바이오 분야 규제개선, 현장전문 인력양성 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국가핵심기술 추가 지정, 기술탈취 목적의 해외 인수합병(M&A)에 대한 관리 강화 등 산업방지 유출방지에 힘쓰겠다고 답변했다.
김 부총리와 이 부회장은 이날 미래 대비, 상생협력, 국내외 투자자 신뢰 제고 등 세 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대화를 나눴다.
삼성 측은 반도체산업은 4차 산업혁명의 출발지이고 토양이라며 반도체 사업에 철두철미한 기술개발과 투자로 초격차를 유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인공지능(AI), 5G 등 미래 성장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특히 바이오는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혁신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 측은 또 지금까지 1·2차 협력사에 구축을 지원해온 스마트공장을 앞으로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의 성공이 상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동반성장과 상생 문화 확산에도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신뢰 제고와 관련 "대표기업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지지와 국내외 투자자의 신뢰가 중요하다"며 삼성전자 측에 투명한 지배구조나 불공정행위 개선에 지금보다 선도적 역할을 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이 부회장이 가치 창출과 일자리 창출 등 크게 두 가지에 관해 얘기를 했다. 삼성 측에서 진정성을 가지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발표할 내용이나 시기는 전적으로 삼성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김 부총리와 비공개 오찬회동 마무리발언에서 "삼성만이 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사회에 도움이 되는 가치 창출을 열심히 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약속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특히 "기업의 본분을 잊지 않고 젊은이들이 꿈을 가질 수 있도록, 그리고 국민이 자부심을 느끼는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국민에게 지지받고 투자자와 협력사, 중소기업들로부터도 지지를 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명심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부총리는 최근 논란이 된 청와대와의 갈등설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 똑같은 한목소리만 나올 수 있느냐"며 일각의 우려를 일축하고 "정부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 그를 토대로 건설적인 토의가 있다면 바람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가 삼성전자를 방문한 것은 작년 6월 취임 후 처음이다. 이 부회장과의 만남은 대기업 총수급 인사로서는 다섯 번째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 김 부총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중소벤처기업부 차관과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삼성 측에서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삼성전자 대표이사, 노희찬·진교영 삼성전자 사장,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등이 각각 참석했다.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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