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얼음 녹이려다 불나 12명 사상…작업반장 금고형

바닥 얼음 녹이려다 불나 12명 사상…작업반장 금고형
재판부 "구조 등 후속조치도 안 해…과실 매우 무거워"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겨울철 신축 상가 공사장에서 바닥 얼음을 녹이려다가 실수로 불을 내 12명의 사상자를 낸 작업반장이 재판에 넘겨져 금고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 이재환 판사는 업무상실화 및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된 작업반장 A(68)씨에게 금고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2월 13일 오전 9시 30분께 인천시 서구 한 신축 상가 공사장 지하 1층에서 실수로 불을 내 동료 작업자 B(50)씨를 숨지게 하고 C(51)씨 등 작업자 11명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입구 쪽 바닥에 생긴 얼음을 녹이려고 휘발유를 쏟은 뒤 종이컵에 불을 붙였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인천 지역 기온은 영하 9도를 기록할 정도로 강추위가 기승을 부릴 때였다.
화재 당시 지하 3층·지상 8층 규모의 이 신축 상가 건물에서는 모두 50여명의 근로자가 작업하고 있었다. 당일 화재로 인명피해뿐 아니라 총 1억9천여만원의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이 판사는 "피고인은 별다른 예방 조치없이 얼음을 녹이기 위해 휘발유를 쏟고 그대로 불을 붙여 과실 정도가 매우 무겁다"며 "화재 발생 이후 신고를 한다거나 근로자들을 대피시키고 구조하는 등 후속 조치도 전혀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사망한 피해자는 당시 공사현장에 처음 나온 근로자였고 피고인 옆에 있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피고인이 피해자를 대피하도록 유도하고 적절한 구호 조치를 했다면 사망이라는 결과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