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의대, 서울·제주 830명 폐기능 분석결과…"폐활량에 3.5% 차이"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미세먼지(PM10)가 심한 지역에 사는 사람은 폐 기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에 사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제주사람보다 평균 폐활량이 3.48% 낮았다.
7일 국제학술지인 대한직업환경의학회지 최근호에 따르면 부산 동아의대 직업환경의학과 김병권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7∼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서울과 제주의 19세 이상 830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농도와 폐 기능의 연관성을 살폈다. 이 중 서울 거주자는 749명(남 340명, 여 409명), 제주 거주자는 81명(남 39명, 여 42명)이었다.
두 지역의 15년(1995∼2009)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이 64.87㎍/㎥로 제주의 40.80㎍/㎥보다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두 지역 참여자의 폐 기능 차이를 보기 위해 '노력성 폐활량'(FVC)과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 등을 비교했다. FVC는 코를 막고 입으로 힘껏 숨을 들이마신 다음 한 번에 날숨을 토해내는 최대폐활량을 말한다. FEV1은 이때 첫 1초간 내쉰 날숨의 양이다.
이 결과 FVC 수치는 서울사람이 제주사람보다 평균 3.48% 낮았다.
이런 특징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 두드러졌다. 서울의 남성은 제주 남성에 견줘 FVC가 6.99%, FEV1은 5.11%가 각각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서울 사람의 폐 기능이 제주 사람보다 떨어진 것은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폐 염증과 손상 메커니즘 때문으로 분석했다. 폐 기능 자체가 나이가 들면서 천천히 약해지는 특징이 있는데, 여기에 미세먼지가 가속도를 붙게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세먼지 때문에 폐암 발생률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 바 있다.
특히 흡연자의 경우에는 호흡기 증상 유병률이 더 높고 FEV1의 연간 감소율이 더 큰 것으로 연구팀은 평가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같은 양의 미세먼지에 노출돼도 폐 기능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성인의 폐 기능에 대기오염과 흡연이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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