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 잇단 민원에 "공공시설이라 영업정지 못한다" 궁색한 변명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기자 = "악취가 심해 머리가 아플 정도입니다"
회사원 A씨는 업무상 자주 찾는 경북 구미국가산업3단지에서 올봄부터 타는 냄새가 심하게 나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구미시가 단지 내 하수처리장에 수백억을 들여 첨단 하수처리시설을 설치했지만 타는 냄새와 악취를 잡지 못해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구미시 관계자도 7일 "산업3단지 하수처리장에 새로 도입한 437억원짜리 탄화공정시설이 애를 먹이고 있다"고 인정했다.
구미시 상하수도사업소는 하수처리장에 하수슬러지를 처리하는 탄화공정시설 공사에 들어가 3년 반만인 지난 4월 완공했다.
기존 소각로 시설을 이용하다가 용량 초과와 노후화, 해양투기 금지 등으로 첨단 탄화공정시설을 도입했다. 이미 인천, 부산, 대구 등에서는 탄화공법을 도입했다.
탄화공정시설은 하수 찌꺼기를 번개탄과 같은 탄화재(고체 연료)로 재활용하는 설비다. 구미시는 탄화재를 경남 사천 남동발전소에 팔아 월 3천500만∼4천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하수처리장이 지난 4월부터 소각로시설 운영을 중단하고 탄화공정시설 가동에 들어간 뒤 여전히 악취가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60일간 시험운행 기간에도 정상 가동도 못 해 준공 허가도 받지 못하고 있다.
임기동 상하수도사업소 하수시설계장은 "탄화공정에서 냄새가 발생하는 등 안정화가 안 돼 용역업체에 원인 규명을 의뢰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시설이 악취 민원을 계속 야기하고 있지만 공공시설이란 이유로 제재도 못하고 있다.
구미시 환경안전과는 "악취 민원이 계속 접수돼 개선공고명령은 했지만 공공시설이라 영업정지는 할 수 없다"며 "하수처리시설을 중단하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행정계도만 계속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묵 구미시 부시장은 "이른 시일 내 악취 원인을 찾아내 국가 공인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성능 검정 승인을 받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par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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