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7일(현지시간) 재개된 미국의 대이란 경제·금융 제재와 관련, 이라크 정부는 미국과 이란의 중간 지점을 택하며 등거리를 유지하는 데 힘썼다.
하이데르 알아바디 이라크 총리는 이날 "원칙적으로 이라크는 중동에 가하는 제재를 반대한다"며 "봉쇄와 제재는 사회를 파괴할 뿐 정권을 약화하지는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전략적 실책이며 옳지 않지만, 우리 국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제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아바디 총리의 이같은 애매한 입장은 적대 관계인 미국과 이란 사이에서 줄타기해 실리를 챙겨야 하는 이라크의 현실을 반영한다.
이라크는 지리적으로 이란과 국경을 인접한 데다 종교적으로도 이란과 같은 시아파 이슬람이 정부를 주도한다.
이런 상호 연관성 때문에 이란은 이라크에 정치, 군사, 경제, 안보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친다.
이란이 직접 지원하는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PMU)가 이라크 정부군과 함께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에서 한 축을 담당했다. 현재 이라크 정부 요직의 정치인 상당수가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정권 시 이란으로 도피해 보호받기도 했다.
이라크 정부는 동시에 국방, 대테러 작전, 경제 재건을 위해 미국의 재정과 무기 지원이 필요하다.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면서 권력의 공백을 채운 미 군정과 친미 과도 정부가 현 정부의 모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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