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두 보존·세관청사 존치 요구에 북항재개발 밑그림 흔들

입력 2018-08-08 15:09  

1부두 보존·세관청사 존치 요구에 북항재개발 밑그림 흔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 원도심 재생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북항재개발 사업의 밑그림이 흔들리고 있다.
부산시와 부산본부세관이 자체 사업이나 여건 변화 등을 이유로 재개발계획의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8일 부산항만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본부세관은 최근 항만공사에 문서를 보내 북항재개발사업의 복합도심지구에 포함된 중구 중앙동 청사를 현 위치에 존치하겠다며 재개발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부산세관 청사는 연안여객터미널과 옛 1부두와 인접한 1만2천834㎡ 터에 지상 3~7층짜리 건물 3개로 이뤄졌으며, 가장 오래된 본관은 1970년에 준공했다.
세관은 북항재개발지역 내 5부두 부근에 행정안전부가 건립하는 부산지방 정부합동청사 규모가 애초보다 축소돼 본부세관 전체 인력의 10%(75명가량)만 합동청사로 옮겨가기로 여건이 바뀐 점을 현 청사 존치의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현 청사가 가진 역사성·상징성과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경우 예상되는 주변 상권 위축 등도 이유로 내세웠다.
문제는 세관 청사가 현 위치에 그대로 남게 되면 재개발지역의 야간 공동화를 막고 상주인구를 늘려 원도심을 활성화하고자 계획한 복합도심지구의 면적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는 데 있다.
북항 재개발사업계획에 반영된 복합도심지구는 총 24만5천여㎡이지만 도로와 공공용지를 제외하고 실제로 주거와 상업시설이 들어설 땅은 7만4천여㎡이다.
세관 청사 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


부산시가 피란수도 관련 시설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세관 청사와 가까운 곳에 있는 옛 1부두의 원형보존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세관 청사까지 재개발 대상에서 제외하면 복합도심지구는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애초 확정한 북항재개발계획에는 1부두 전체를 매립해 해양문화지구를 조성하고 그 뒤쪽에는 복합도심지구를 조성하기로 돼 있다.
항만공사는 해안선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1부두 일부만 매립해 도로를 놓고 나머지 부분은 옛 모습대로 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부산시는 1부두 전체를 그대로 보존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부산시 요구대로 하려면 1부두를 가로질러 현 부산세관 청사 뒤쪽을 거쳐 수미르공원 앞에서 기존 간선도로와 연결되는 재개발지역 내 주 도로망을 세관 앞쪽으로 옮겨야 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도 복잡한 세관 앞 일대 도로의 심각한 교통체증이 우려될 뿐만 아니라 복합도심지구도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항만공사는 세관 청사를 재개발 대상에서 제외하는 문제는 해양수산부와 협의하고 지자체, 주민 등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사업 착수 10년이 되도록 허허벌판으로 남아 있는 북항 재개발지역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오페라하우스도 부산시가 재검토하기로 해 다른 시설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오페라하우스는 재개발지역 내 해양문화지구 2만9천542㎡에 지하 2층, 지상 5층, 건물면적 5만1천617㎡ 규모로 설계돼 최근 착공했지만 시장이 바뀐 후 부산시는 개관 이후 막대한 운영비 부담 등을 이유로 야구장 등 다른 시설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세관 청사 등의 존치가 불가피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 최대한 재개발사업의 기본 틀을 유지해 애초 취지를 살리는 방향으로 계획을 수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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