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일보, 미중 무역전쟁 결의 다져…내부반발 차단 차원인 듯
환구시보 "중국 10년 전보다 국력 강해져…단결해 고난 극복해야"
<YNAPHOTO path='AKR20180808069051083_01_i.jpg' id='AKR20180808069051083_0101' title='미중무역전쟁에 결속 나선 중국 인민일보' caption='[인민일보 화면 캡처]'/>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강조한 데 이어 중국 공산당을 대변하는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어떤 비바람도 중국의 발전을 막지 못한다며 장문의 평론을 발표하는 등 중국이 미중 무역전쟁을 맞서 내부 결속에 나섰다.
인민일보는 8일 1면 톱기사로 실은 평론에서 시 주석이 최근 요하네스버그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비즈니스 포럼에서 "어려움과 고생은 성공 요소가 된다"는 발언을 소개하며 중국은 어려움을 겪고 나서 큰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인민일보는 "중국은 건국 당시 국민총생산이 100여억 달러에 불과했고 재정이 빈약해 붕괴 직전 상황이었다"면서 "그러나 중국은 제국주의의 경제 및 군사 봉쇄를 버텨내면서 결국 경제 건설을 중심으로 개혁개방 정책을 실시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면서 경제, 정치, 문화, 사회 등 각 방면에서 조화롭고 평화적인 발전과 상생 협력을 견지해왔다"면서 "중국의 발전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나라들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휘두르는 것은 중국이 대응해야 할 불가피한 도전이다"라고 분석했다.
인민일보는 "중국은 비바람을 겪고 나서야 무지개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면서 "중국은 글로벌 시대에 평화, 상생 협력을 이루도록 노력하고 있으며 시대 흐름을 거슬러 관세 장벽을 치고 패권 몽둥이를 휘두르는 나라들은 결국 제 발등을 찍게 되기 마련이다"라고 미국을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어떤 비바람에도 중국이 더 아름다운 생활을 향해 달리는 길을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며 미국과 무역전쟁에서 결코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의 소셜미디어 계정인 협객도(俠客島)도 이 평론을 주목하면서 "우리는 모두 행복한 생활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중국은 패권을 과시하지 않고 남에게 압박하지도 않은 채 평화롭게 발전해왔다"고 주장했다.
협객도는 "무역전쟁은 중국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시작됐기 때문에 승리해야 한다"면서 "중국은 근대화 시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거센 비바람과 폭풍우가 몰아쳤지만 그 속에서 오히려 성장했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매체는 "손자병법에 따르면 적을 만났을 때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은 이기는 자리에 서야 하는 것으로 그 자리에 서려면 자기 일을 잘해야 한다"면서 "우리 모두의 일을 잘 해내고 중국의 일을 잘 해내는 것이 지금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날 사평(社評)을 통해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하며 '중국 원년'이라 불린 2008년에 비해 국가 역량이 훨씬 강해졌다면서 현재 직면한 위기는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발전 중인 '대국'으로서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이 있다"며 "만약 중국의 고난극복 역사와 정국 정치 체계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현재 직면한 문제에 대해 과도한 우려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어 "중국은 그동안 무수한 곡절을 겪어 왔다"며 "그러나 그 와중에 단결해 전진의 역사를 써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반드시 역사의 '초고속 열차'를 위해 우리의 오늘날 능력을 공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참석 중인 시 주석도 지난 7일 인민일보를 통해 중국 최동단 섬을 30여년간 지키다가 최근 숨진 왕지차이(王繼才)를 기리면서 애국심을 강조하고 나서 눈길을 끈 바 있다.
시 주석이 왕지차이의 사망을 주목한 것은 최근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미국과 맞서기 위해서는 중국인들의 강력한 애국심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베이징 소식통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전체적인 국력이 미국에 밀리는 중국이 적지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중국인들의 내부 결속에 총력을 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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