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원로 정치인 카루나니디 별세에 추모객 몰려 두 명 사망(종합)

입력 2018-08-08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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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원로 정치인 카루나니디 별세에 추모객 몰려 두 명 사망(종합)
타밀나두 주총리 5번 역임…반(反)힌디·소외계층 지원정책 펼쳐
한국 기업과도 인연…현대차·삼성전자 첸나이 공장 건설 지원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州)에서 5차례 주총리를 역임한 원로 정치인 무투벨 카루나니디가 7일(현지시간) 오후 장기기능 저하 등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4세.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카루나니디를 치료한 첸나이의 카우베리 병원 측은 이날 "환자 소생을 위해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지만 카루나니디는 더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주정부는 8일을 공휴일로 정하는 등 일주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오래된 대중 지도자이자 왕성하게 활동하던 사상가, 뛰어난 작가이며 충실한 당원을 잃었다"며 "카루나니디의 삶은 가난한 이들과 소외계층을 위해 바쳐졌다"고 애도했다.
이어 모디 총리는 8일 오후 뉴델리에서 첸나이로 이동해 직접 고인을 추모했다.



영화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1940년대 후반 정치계에 입문한 그는 2016년 세상을 떠난 자야람 자얄랄리타와 함께 인도 남부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지역정당 드라비다진보연맹(DMK)을 이끌었다.
1969년 타밀나두 주총리가 된 이래 총 19년간 5번이나 주총리를 맡을 정도로 지지기반이 탄탄했다. 13번의 주의원 선거에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을 정도로 지역민의 사랑을 받았다.


실제로 병세가 악화한 카루나니디가 지난달 말 입원하자 지지자들이 병원 인근으로 대거 몰려들었다. 지지자들은 카루나니디의 사진을 들고 쾌유를 빌며 기도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6천여명에 달하는 지지자가 병원 인근에 모였다고 추산했다. 현지 TV는 카루나니디의 별세 소식에 가슴을 치며 통곡하는 지지자들의 모습 등을 전했다.
당국은 낙담한 열혈 지지자들이 소요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치안을 강화하고 있다.
카루나니디의 시신은 8일 오전 첸나이 라자지홀로 옮겨졌으며 투명 관 속에 안치돼 정치인과 지지자 등 추모객을 맞았다.
하지만 지지자들이 먼저 추모하겠다고 갑자기 몰리는 바람에 2명이 사망하고 30여명이 다쳤다고 타임스오브인디아는 전했다.
무신론자인 카루나니디는 스스로 이성주의자라고 부르며 힌두교 중심의 인도 중앙 정치권에 대항해 입지를 다졌다. 카스트 제도 최상위 계급인 브라만의 우월주의에도 도전했다.
특히 힌두민족주의 성향의 모디 정부가 추진한 힌디어 우선 정책에도 강하게 반대했다.
이 같은 중앙정부 정책에 대해 2014년 "힌디어를 쓰지 않는 국민을 차별하고 이등 시민으로 전락시키는 첫걸음"이라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반면 지역 대중을 위해서는 쌀값 인하, 컬러TV 무상공급 등 포퓰리즘에 가까운 파격적인 정책을 폈다.
이런 이유 등으로 그는 열혈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신적인 존재로 추앙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선심성 공약 등으로 주 재정에 부담을 준 점을 비롯해 혈연에 따라 당을 운영한 점 등은 약점으로 꼽힌다.



카루나니디는 한국 기업과도 인연이 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의 첸나이 공장 건설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여러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몽구 현대차 회장은 2008년 첸나이 인도 2공장 준공식에서 "인도공장 직원의 94%가 타밀나두주 출신이며 주 정부 등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현대차가 더욱 발전할 수 있었다"며 카루나니디 당시 주 총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정 회장은 당시 거동이 불편한 카루나니디 총리가 준공식 행사장 안에까지 카트차를 타고 와서 내리려 하자 직접 다가가 부축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카루나니디의 시신은 유명인들의 동상 등이 모여있는 첸나이의 마리나 비치에 전임 수상들 옆에 나란히 묻히게 된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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