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 폐쇄되고도 해외 SNS에 '항해 멈추지 않는다'며 투자 독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와 관련한 신일그룹의 보물선 투자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투자금 용처를 확인하기 위해 자금 흐름 추적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8일 "투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는지 계좌추적 등 수사를 통해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계좌추적 대상에는 전날 압수수색한 신일그룹과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는 물론, 싱가포르 신일그룹의 전 회장 류 모 씨 등의 계좌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일그룹이 돈스코이호 가치를 부풀려 홍보하면서 가상화폐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은 뒤 사업 용도와 무관한 곳에 썼다고 의심하고 있다.
신일그룹 돈스코이호 국제거래소는 올해 3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보물선 돈스코이호는 150조 금괴와 금화, 보물을 가득 싣고 울릉도 앞바다에 침몰한 세계 최대의 보물선'이라고 홍보한 바 있다.
신일그룹과 이 회사를 실질적으로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진 류씨가 투자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빼돌린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일그룹에게 사기죄 책임을 물으려면 투자 피해자들을 속여 금전적 이익을 취한 점이 입증돼야 하는데, 이 회사가 투자 명목과 무관하게 자금을 운용한 사실이 혐의 입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아직 투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한편 신일그룹은 7일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인해 사이트가 폐쇄됐으나 외국에 서버를 둔 SNS를 통한 투자 독려와 홍보를 종전대로 이어가고 있다.
신일그룹은 '신일그룹'이라는 이름의 텀블러 계정에 7일 '우리의 항해는 절대 멈추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한국에서 우리 회원들을 흔들기 위해 사이트 접속을 막는 행위들이 시도되고 있어 해외로 서버를 이전하는 작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글의 작성자는 "싱가포르 신일그룹 회장 송명호"라고 스스로 소개하며 "해외로 서버를 이전할 때까지 당분간 텀블러로 소식을 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서버를 해외로 이전해 더 안정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며 "예정대로 상장하면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대규모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며,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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