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명 감금아동 구출된 美폐허마을서 아동 유해도 발견

입력 2018-08-08 15:53  

11명 감금아동 구출된 美폐허마을서 아동 유해도 발견
용의자가 데려간 3살아들 가능성…모친 "애 아빠가 퇴마의식 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굶주린 채로 감금돼 있던 어린이 11명이 구출된 미국 뉴멕시코 주의 임시 주거시설에서 아동의 유해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AP 통신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멕시코 주 타오스 카운티 경찰은 지난 6일 아말리아 마을의 황무지에 위치한 이 장소에서 한 소년의 유해를 찾아내 정확한 신원확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조지아 주에서 유괴된 압둘-가니 와하즈(3)를 찾는 과정에서 이 장소를 발견해 지난 3일 급습, 1~15세 어린이 11명을 구조했다. 자신의 아들을 유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시라즈 이븐 와하즈(39)는 현장에서 체포됐으나, 압둘-가니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4∼5일 용의자들을 심문한 뒤 압둘-가니가 이 임시 주거시설에 남아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6일 다시 이곳을 수색했다고 전했다.
타오스 카운티의 제리 호그레프 경찰국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압둘의 4번째 생일인 어제 유해를 발견했다"며 눈물을 겨우 참았다고 AP는 전했다.
호그레프 국장은 압둘-가니가 최소한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아말리아의 임시 주거시설에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시라즈 이븐 와하즈의 범죄인 인도를 요청하는 조지아 주 당국의 영장을 보면 그는 자신의 아들이 악령에 사로잡혔다고 믿고서 퇴마 의식을 하기를 원했다고 압둘-가니의 모친이 진술했다.
압둘-가니는 출산 때 산소와 혈류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을 포함한 심각한 질병으로 발작을 자주 일으키고 걷지도 못했다고 한다.
와하즈는 지난해 11월 공원에 간다며 아들을 데리고 나간 뒤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한편, 어린이 11명과 유해가 발견된 이 임시 주거시설의 존재를 당국이 일찍부터 파악했을 것이라는 정황이 공개돼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해당 지역의 토지를 소유한 제이슨 배저 부부는 자신의 땅에 무단 거주하던 와하즈 일당을 쫓아내 달라고 요청했으나, 법원과 관계 당국이 자신의 퇴거 요청을 기각했다고 AP에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도 압둘-가니를 수색하는 과정에서 몇 주 전 이 장소를 발견해 감시를 해왔으나, 당장 수색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그러던 중 임시 주거시설에 있던 누군가로부터 "우리는 굶주리고 있다. 물과 음식이 필요하다"는 문자메시지가 조지아 주 경찰에 전달된 이후에야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firstcir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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