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첫 내한공연…"한국서 공연하게 돼 행복해"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태국 팝의 인기가 심상찮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리사, 보이그룹 갓세븐의 뱀뱀처럼 태국계 멤버가 K팝 그룹에 합류하는 형태뿐만이 아니다. 현지 가수가 입소문을 타고 국내에 진출하는 모습이다. 태국의 젊은 싱어송라이터 품 비푸릿의 지난 4월 내한공연 입장권은 예매 개시 세 시간 만에 매진됐다.
오는 11일 서울 마포구 창천동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리는 '튠업스테이지'에서는 이처럼 흥미로운 아시안팝의 현주소를 목격할 수 있다. 태국 인디 밴드 '짐앤스윔'(Gym and Swim)이 그 주인공이다.
9일 이메일 인터뷰로 만난 짐앤스윔은 태국 음악의 매력과 현지 K팝 열풍을 소개했다.
상렉 수파락 찬드라초티(27·드럼), 아탁리스트 니티크리스트(29·기타), 응아오벤자쿤 파타돈(33·베이스), 짓디 폭퐁(28·기타와 신시사이저), 송삭 차렘폰(32·보컬)으로 구성된 이들은 2016년 첫 정규앨범 '뱃멀미'(SEASICK)를 냈다. '유와후'(YUUWAHUU), '버니 하우스'(Bunny House) 등을 들어보면 살랑이는 멜로디에 휴양지에 온 듯 편안해진다.
짐앤스윔은 태국 음악만의 매력을 '재미있고, 즐겁고, 사람들을 춤추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들의 음악은 '열대에서 영감을 받은 음악'(Tropical Inspired Pop)이라고 정의했다. 멜로디는 해변의 청량함을 닮았고 가사는 직관적이다. 세계 시장을 겨냥해 모든 가사는 쉬운 영어로 쓴다.
"태국인은 열대 기후 속에 살잖아요. 덥고 비가 많이 오죠. 우리 음악에 타악기 소리가 많은 것도 빗소리에서 착안한 거예요. 사실 요즘 태국 팝이 왜 인기인지 잘 모르겠어요.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현상 아닐까요? 다만 태국에는 정말 훌륭한 음악이 많으니까 조만간 더 유명해지길 바라요."
하지만 모국에서 인디 음악은 큰 조명을 받지 못한다고 털어놨다.
"태국 인디 음악계는 꽤 큰 편이지만 돈을 벌진 못해요. 젊은 사람들이 유튜브로 인디 음악을 듣는데, 그것만으론 가수가 상업적 이윤을 얻긴 힘들죠. 그래서 라이브 공연으로 돈을 벌어요. 정리하자면 태국인들은 인디 음악을 사랑하지만 인디 뮤지션을 지지해주지는 않는다고 볼 수 있겠네요."
태국 내 K팝 열풍도 소개했다.
"태국에서 K팝은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어요. 특히 갓세븐, 방탄소년단과 같은 보이그룹이나 블랙핑크 같은 걸그룹이요. 한국의 인디 밴드는 그만큼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혁오는 유명해요. 두 달 전 한국 밴드 새소년이 방콕에서 공연했는데 굉장했어요. 앞으로 더 유명해질 것 같아요."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한국 뮤지션으로는 밴드 아도이와 혁오를 꼽았다. 짐앤스윔은 지난해 혁오의 방콕 콘서트 때 오프닝 게스트로 출연한 인연이 있다.
짐앤스윔은 한국 팬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한국에서 공연할 기회를 얻게 돼서 정말 행복해요. 여러분이 우리 음악을 듣고 행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
cla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