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인식표'로 돌아온 美참전용사…70代 두아들 "자랑스럽다"

입력 2018-08-09 07:30   수정 2018-08-09 09:09

'녹슨 인식표'로 돌아온 美참전용사…70代 두아들 "자랑스럽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 68년만에 유족에 인식표 전달
찰스 H. 맥대니얼…美·중공군 첫 조우한 운산전투서 전사 추정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찰스 H. 맥대니얼, RA17000585'
지난 1950년 11월 평안북도 운산전투에서 전사한 한국전쟁 참전 미군의 인식표(군번줄)가 어느덧 70대에 접어든 두 아들에게 건네졌다. 68년의 오랜 세월을 증명하듯 스테인리스 재질의 인식표는 곳곳이 부식됐지만 군번과 이름만은 또렷했다.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8일(현지시간) 버지니아 주 알링턴의 한 호텔에서 육군 1기병사단 8기병연대 소속 육군상사 찰스 맥대니얼의 인식표 전달식을 개최했다.
6·12북미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미국에 송환된 유해상자 55개에서 발견된 1개의 인식표다.
인디애나 출신의 맥대니얼은 의무부대 소속으로 한국전에 참전했다. 그는 미군과 중공군이 첫 조우한 운산전투에서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8기병연대는 운산 일대에 주둔했고, 맥대니얼은 3대대에 배치됐다. 8기병연대는 중공군의 기습공격으로 상당한 병력을 잃었고, 특히 3대대의 손실이 컸다.
맥대니얼은 중공군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한 3대대 생존자 가운데 없었다. 당시 동료 의무부대원은 "중공군의 포위 속에서 맥대니얼이 전사했다"고 증언했다고 DPAA 측은 전했다.



'뜻밖의 유품'을 받아든 두 아들은 담담했다.
군목(軍牧)으로 전역한 장남 찰스 맥대니얼 주니어(71)는 "국방부로부터 아버지의 인식표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심경이 매우 복잡했고, 한동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했을 때 세 살이었기 때문에 아버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은 없다. 한 살 어린 동생 래리(70)도 마찬가지"라면서도 "아버지의 애국심과 헌신이 자랑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두 아들은 가족회의를 거쳐 가장 의미있는 장소에 인식표를 보관하겠다면서 "아마도 (고향인) 인디애나폴리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식표는 발견됐지만, 그의 유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DPAA는 유전자(DNA) 대조를 위해 차남 래리의 구강상피세포를 현장에서 채취하기도 했다.



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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