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군사충돌하면…미,자국산 이란 공군주력기와 맞붙어야

입력 2018-08-0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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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 군사충돌하면…미,자국산 이란 공군주력기와 맞붙어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부활로 급격히 관계가 악화하고 있는 이란의 주력 공군기는 아직 미국산 F-14 톰캣 전폭기이다.
미 그러먼사가 주로 함재기용으로 제작한 F-14는 70년대 세계 최고의 전폭기였다.
그러나 미-이란 관계가 악화하면서 최악의 사태로 군사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자국이 생산한 무기를 상대로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군사안보전문 사이트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8일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지난 1970년대 생산을 시작한 F-14는 미군의 경우 지난 2006년 이미 현역에서 물러났지만, 이란에서는 아직 공군의 주력기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만약 군사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군의 최첨단 스텔스 기종인 F-22 랩터가 이란 공군의 F-14를 상대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대를 달리는 미군의 최첨단 전폭기가 한 세대 전 '선배' 전폭기를 상대로 전투를 벌여야 하는 미묘한 상황을 맞게 되는 셈이다.
첨단 전투기의 경우 부품 등 유지가 긴요하므로 본래 제작사에서 부품 등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을 경우 전력 유지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부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엄청난 비용을 들여 사들인 전투기들이 지상에 묶여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란이 보유하고 있는 F-14의 경우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 측이 부품 공급을 중단했으나 30여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현역에서 활약하고 있다.
미국 측으로선 미스터리이자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미국이 1970년대 중반 외국으로선 유일하게 이란에 F-14를 판매한 것은 이란의 팔레비 왕이 친미정권으로 소련으로부터 무기를 공급받고 있던 인접 이라크와 경쟁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 조종사였던 팔레비왕은 전투기에 관심이 많았으며 당시 세계 최고 수준이던 F-14에 눈독을 들였다.
인접 이라크의 소련제 미그 25에 대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멀리 인도양까지 작전 반경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중동에서 소련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데 주력했던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은 1972년 5월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과 함께 테헤란을 방문해 팔레비 왕에 '원하는 무기는 무엇이든 주겠다'며 백지수표를 제시했다.
팔레비왕은 미국에 80대의 4세대 첨단 F-14와 함께 F-14 전용 피닉스 공대공 미사일도 함께 주문했다. 그러나 1979년 이슬람 혁명이 발발하면서 이란은 순식간에 미 대사관을 점거하는 등 미국의 적국으로 변모했고 F-14는 주문량에서 한 대가 모자란 79대가 인도된 상황이었다.

미국은 곧바로 이란에 대한 F-14 판매를 후회했고 이후 이란에 인도된 F-14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온갖 수단을 다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이란 이슬람 정권은 미국으로부터 부품 등을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체 기술력과 소련의 도움 등으로 오히려 F-14의 성능을 개선해 나갔다.
한편으로 여러 경로를 통해 F-14 부품을 사들였다. F-14 부품이 일부 이란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미 의회에서 문제가 되기도 했다. F-14 부품의 이란 판매를 금지하는 특별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란은 최근에는 피닉스 공대공 미사일을 복제하는 데 성공해 공대공 미사일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이란 언론들은 최근 이란 기술진이 F-14를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현재 이란 공군은 40여 대의 F-14를 운용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첨단 스텔스 능력을 갖춘 미군의 F-22가 전력 면에서 월등하나 F-14와 맞붙는 모습은 미국에 가슴 아플 수밖에 없다. F-22의 첨단 레이더도 F-14를 만든 그러먼사 제품이다.
이미 군사 사이트 등에는 페르시아만 상공에서 벌어지는 F-22와 F-14 간 가상 공중전도 등장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터키에 대한 F-35 전투기 판매를 놓고 고심하는 것도 터키가 하루아침에 러시아 측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이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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