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우려' 중국, 대미 보복관세 품목서 원유 제외

입력 2018-08-10 09:46   수정 2018-08-10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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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메랑 우려' 중국, 대미 보복관세 품목서 원유 제외

"성장둔화·석유의존도 고려할 때 '제 발등찍기' 우려"
"경질유 둘러싼 역내경쟁·미국 對이란제재 고려한 조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이 주요 표적이던 원유를 보복관세 목록에서 제외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지난 8일 160억 달러(약 18조원) 규모의 미국 상품에 25% 고율관세를 물리겠다고 발표했으나 원유는 그 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원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폭탄 관세 위협에 맞서겠다며 중국이 올해 6월 보복 리스트에 올린 주요 품목이었다.
중국이 최근 2년간 미국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 된 만큼 원유에 대한 관세가 양국관계의 주요 악재라는 전망도 제기된 바 있다.
중국 당국은 원유를 관세부과 대상에서 제외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애널리스트들과 업계 종사자들은 중국이 보복관세가 자국 시장에 미치는' 부메랑 효과'를 우려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경제성장 둔화와 원유수입에 대한 의존도를 고려할 때 중국이 무역전쟁을 위해 내놓은 엄포를 재검토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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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에너지 수요의 70%를 수입에 의존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40년까지 의존도가 8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AMP 캐피털 마켓의 애널리스트인 셰인 올리버는 "중국이 수입원유에 관세를 물리면 제 발등을 찍는 꼴"이라며 "중국 경제는 석유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미국 원유를 둘러싼 경쟁에서 중국이 역내 다른 국가들에 밀리는 것을 우려한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의 미국 원유 수입은 지난 2년간 200배가량 증가했으나 주요 공급국은 여전히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다.
지난 2년 동안 중국은 미국의 주력 석유제품인 저유황 중질유를 중질유의 가격으로 할인받아 사들였다.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사들여온 중질유는 유황이 많아 긴 정유 과정을 거쳐야 하고 공해도 많이 일으킨다.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은 미국 석유제품을 다룰 수 있도록 정유공장을 개선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 원유에서 손을 뗀다면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쉽게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게 된다.
선물거래소 CME그룹의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에릭 놀런드는 "미국 경질유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며 "그게 중국으로 가지 않으면 다른 지역으로 수출돼 그 지역이나 세계 다른 지역에 있는 국가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 원유를 관세부과 목록에서 제외한 까닭이 미국의 이란 핵합의 탈퇴에 따른 제재복원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있다.
오는 11월 이란 원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복원되더라도 중국이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기 위해 정지작업을 벌인다는 것이다.
미국 석유 시추업체인 캐너리 LLC의 최고경영자인 댄 에버라트는 "미국 원유에 관세를 더하면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이란원유 수입 면제를 얻을 가능성이 작아진다"며 "미국 원유에 대한 고율관세 부과는 미국을 더 자극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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