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IHI, 아이치조선소 완전폐쇄…'조선부활' 기대 포기

입력 2018-08-10 10:20  

日 IHI, 아이치조선소 완전폐쇄…'조선부활' 기대 포기
대형 조선소 '완전폐쇄' 첫 사례…시장에서 한·중에 밀려
'부업' 버티기도 한계, 항공기 부품 등 양산품으로 주력사업 이동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유수의 종합 중공업체인 IHI가 아이치(愛知)현 지타(知多)시에 있는 아이치조선소를 10일 폐쇄했다. 이 조선소는 1970년대 중반 개설 당시 조선능력 기준 일본 국내 3대 공장의 하나로 꼽히던 '조선강국 일본'의 상징적 존재였다. 불황기에는 다른 제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위기를 넘기다 조선 수요가 살아나면 건조를 재개하는 방식으로 버텨 왔으나 한국, 중국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환경에서 앞으로 수주증가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 완전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 유력 중공업체가 대규모 조선소를 완전폐쇄하기는 처음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반전의 실마리를 잃은 일본 조선업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1973년부터 가동한 아이치조선소는 미쓰비시(三菱)중공업의 나가사키(長崎)조선소, 히타치(日立)조선(당시. 현 JMU) 아리아케(有明)조선소와 함께 일본의 3대 조선소로 꼽혔다.
2011년 마지막으로 배를 건조한 이래 터널 굴착기와 액화천연가스(LNG) 탱크 등을 제작해 왔다. 조선소 폐쇄 후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종업원 100여명은 다른 곳으로 배치하고 조선소 부지는 매각하거나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중공업계는 조선수주가 줄자 다양한 구조조정을 해 왔지만 30만t 이상의 대형 유조선을 건조할 수 있는 대규모 조선소가 완전히 문을 닫기는 처음이다.
조선업은 "1년간 호황이면 9년 동안은 수주잔량과 '부업'으로 버틸 수 있다"(조선업계 간부)고 한다. 교량과 터널 굴착기 등 다른 품목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부업'도 한계에 이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990년 세계 시장의 54%를 차지했던 일본의 신조선수주는 작년 7%로 떨어졌다. 기술력과 생산성을 높인 한국이 43%, 싼 인건비를 무기로 하는 중국이 35%를 차지했다. 유력 조선업체 간부는 "세계 조선시장이 최악의 시기를 벗어나기 시작했지만 일본 해운회사들도 한국에 발주하는 상황이어서 일본 국내 조선소에는 일감이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중공업체들이 주력 사업을 그동안의 선박 건조나 토목기계 등의 대형 제품에서 항공기나 자동차 부품 등 양산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IHI는 사이타마(埼玉)현에 200억 엔(약 2천억 원)을 투자해 항공기 엔진정비와 부품제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IHI는 영업이익의 80%를 항공기 엔진 관련 사업에서 올리고 있다. 아이치조선소 직원 100여명 중 70여명도 항공부문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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