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향감각 남성이 우위?…"거주지·양성평등이 결정"

입력 2018-08-10 16:07  

방향감각 남성이 우위?…"거주지·양성평등이 결정"
英연구팀, 세계 57개국 50만명 자료 토대로 분석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방향감각에 관한 한 남성이 여성보다 뛰어나다는 견해는 가장 오래되고 성 차별적이면서 틀에 박힌 것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이스트앵글리아대(UEA) 등 영국 연구팀은 전 세계 57개국 50만 명의 관련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남성이 방향감각에서 여성보다 우월한 경우는 실제로 극소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히려 방향감각의 우월성은 거주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9일(현지시간) 전했다.
연구팀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여기에 더해 양성평등 사상이 뿌리내린 곳에서 여성은 남성 못지않은 방향감각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당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방향감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
연구에 따르면 10대의 방향감각이 가장 뛰어나지만,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떨어진다.
바이킹의 피를 지닌 이들의 방향감각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북유럽 국가 및 북미, 그리고 호주인들이 그렇다는 결론이다.
이런 내용은 알츠하이머 치매 검사를 위한 가상현실(VR) 게임 '시히어로퀘스트'(Sea Hero Quest)를 기반으로 한 검사 결과 자료를 토대로 도출됐다.
이 게임은 바다에서 보트를 타고 항해하는 게임으로, 참가자의 방향감각과 VR 항해 능력을 기록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세계에서 가장 광범한 치매 연구 실험으로 활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거주지가 공간 탐색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특정 지역 거주자들이 다른 지역 거주자보다 방향감각에서 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지 게임 검사 자료를 계속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유한 나라에 사는 사람일수록 방향감각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더 좋은 교육을 받았고 여행을 할 수 있는 건강과 능력이 상대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지도와 나침반에 의지해 정해진 길을 걸어 찾아가는 스포츠인 '오리엔티어링' 경기나 항해에 의존하는 스포츠가 활성화돼 있는 북유럽 및 캐나다, 호주 국민이 상대적으로 뛰어난 방향감각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인지 능력의 성별 차이는 분명하지 않다"며 "다만 해당 사회에서의 여성의 역할 등 문화적 환경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kyung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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