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의원표 장악·당원표 잠식으로 독주 나설 듯
(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의 차기 총리를 선출하는 집권 자민당의 총재 선거전이 10일 본격 시작됐다.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자민당 간사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다음 달 20일 예정된 당 총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통상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총리를 맡는 만큼 당 총재 선거 승리자가 총리를 맡게 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3선 도전 의사가 강한 만큼 조만간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자민당은 2012년 9월 이후 6년 만에 급속하게 총재 선거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야당이던 2012년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뒤 이뤄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같은 해 12월 총리에 취임했다. 이후 2015년 9월에는 아베 총리가 단독 출마해 무투표로 당선됐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회견에서 아베 총리 부부가 연루된 모리토모(森友)·가케(加計)학원 스캔들을 겨냥해 "정직하고 공정하며 겸허하면서도 공손한 정치를 하겠다"며 "(선거승리시) 100일 동안 정치와 행정의 신뢰회복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 정권의 원전 병행 정책과 관련해서는 "안전과 안심을 최대한 확보하면서, 원전의 비율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시바 전 간사장의 의지와 달리 선거전은 아베 총리의 독주 양상으로 흐를 것이란 게 현지 정치권의 대체적 분석이다.
자민당 총재 선거 유권자인 중·참의원표(405표)와 일반 당원표(405표) 모두에서 아베 총리가 우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의원들 표의 경우 당내 7개 파벌 가운데 5개 파벌의 전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아베 총리가 80%에 육박하는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반 당원표의 경우 아직 정확한 향배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아베 총리가 최근들어 지방을 순회하며 당원 및 주민들과의 접점을 늘리면서 표를 잠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와 이시바 전 간사장과 함께 총재 선거 출마 의사를 내비쳐온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총무상의 경우 20명의 추천인 모집조차 쉽지 않아 입후보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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