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룡 주중 북한대사 마중…중국과 접촉 여부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체되는 가운데 이란에서 핵 지식을 보존하겠다는 주장을 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10일 귀국길 경유지인 베이징(北京)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수행원 3∼4명과 함께 이날 오후 3시 15분께(현지시간) 카타르항공을 이용해 이란 테헤란에서 도하를 거쳐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 도착했다.
리 외무상은 핵 지식 보전 발언과 관련한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고, 미리 대기 중이던 주중 북한대사 차량을 이용해 시내로 빠져나갔다.
이날 공항 귀빈실에는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가 마중 나왔다.
리 외무상은 북한대사관에 하루 머문 뒤 11일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에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리 외무상의 이번 베이징 경유가 주목받는 것은 지난 9일(현지시간)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을 만나 "미국과 협상에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비핵화에 동의했지만,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핵 지식을 보존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북한과 미국이 각각 완전한 비핵화 조치와 조기 종전선언을 통한 신뢰구축을 내세우며 신경전을 벌이는 속에서 핵 지식 보존이라는 돌발 변수가 제기됨에 따라 '북한의 뒷배'를 자처하는 중국의 중재가 필요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리 외무상은 평양으로 귀국하기에 앞서 공항 또는 다른 장소에서 중국 측과 만나 이란 방문 결과와 북한 비핵화 입장을 설명하고 최근 중국, 남북한 간에 협의가 진척되는 종전선언에 대해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리 외무상은 이날 서우두 공항에 도착한 뒤 귀빈실에서 한 시간가량 머물렀지만, 공항에서 중국 측과 접촉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베이징 소식통은 "북한 외무상이 베이징을 경유할 경우 중국 측도 의전을 위해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레 접촉하게 된다"면서 "올해 북중 정상회담이 세 차례 이뤄진 후에는 양측이 더욱 긴밀해져 수시로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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