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서 9~10일 협상…CNBC "아베 총리로선 어려운 선택지"
(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과 일본이 9~1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에서 각료급 무역협상에 나섰지만 뚜렷한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자유롭고 공정하며 서로 이익이 되는 무역을 위한 협의를 하기로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미국에서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일본에서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재생담당상이 협상팀을 이끌고 있다.
통상 고위급 협상에 앞서 이뤄지는 실무급 사전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양국 각료급 담판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본적으로 미국은 양자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일본은 다자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선호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일본이 주도하는 TPP에서 탈퇴한 바 있다.
여기에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의 대미(對美) 흑자 감축을 압박하면서 협상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 회의에서도 미일 양측은 서로의 입장차를 재확인했다.
모테기 담당상은 회담 후 회견에서 "양측의 입장을 솔직하게 교환했다"면서 "미국은 양자 협상을 선호하지만, 일본은 TPP가 미일 양국 모두에 최선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성명에서 "양자간 무역 현안에 대해 철저하고 건설적으로 의견을 교환했다"면서 "서로의 입장을 보다 이해하게 됐고, 추가적인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장 미일 무역 불균형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 협상팀은 일본의 대미 흑자를 줄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매체 CNBC 방송은 "일본으로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자동차 관세'를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농산물 시장을 더 개방해야 하는 어려운 선택지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다만 두 가지 모두 아베 총리로서는 선뜻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미국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는 일본산 자동차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당장 일본의 수출 전선에 직격탄에 가해질 수 있다.
농산물 시장개방은 아베 총리의 정치적 지지 기반인 농업 계층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앞서 콩 구매 확대를 조건으로 미국과의 무역마찰을 완화한 유럽연합(EU)식 모델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뾰족한 타결을 이루지 못한 채 추가협상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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