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만납시다" 남북노동자축구 北대표단 서울 떠나 귀환길

입력 2018-08-12 14:37   수정 2018-08-12 16:09

"또 만납시다" 남북노동자축구 北대표단 서울 떠나 귀환길
2박 3일 일정 마무리…남북 민간교류 '마중물' 기대감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참석차 서울을 방문한 북측 대표단이 12일 2박 3일의 방남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환 길에 올랐다.
북한 노동단체 조선직업총동맹(직총) 주영길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 64명은 이날 오후 남측의 환송을 받으며 숙소인 서울 워커힐호텔을 나섰다.
양대 노총 조합원과 '통일축구 서울시민 서포터즈' 등 약 100명이 워커힐호텔 앞에서 북측 가요 '다시 만납시다'가 스피커로 울리는 가운데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북측 대표단을 환송했다.
호텔 현관을 나서는 북측 대표단은 밝은 표정이었다. 손에 작은 한반도기를 든 이들은 손을 흔들거나 박수를 치며 남측의 환송에 화답했다.
승용차와 버스 등 차량 여러 대에 나눠 탄 북측 대표단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향해 출발했다. 이들은 도라산 CIQ에서 출경 절차를 밟고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북한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CIQ까지 나가 북측 대표단을 배웅한다.

앞서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에는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을 찾아 열악한 노동 조건 개선을 위해 헌신한 전태일 열사와 그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통일운동가 문익환 목사의 묘소에 참배했다. 전태일 열사의 동생 전순옥 전 국회의원과 문익환 목사의 아들 배우 문성근 씨도 자리를 함께했다.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는 2015년 10월 평양 대회에 이어 약 3년 만에 개최됐다. 남측에서 열린 남북 노동자 통일축구대회 참석차 북측 대표단이 방남한 것은 2007년 경남 창원 대회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 10일 서울에 도착한 북측 대표단은 대회 기간 양대 노총과 남북 노동자단체 대표자회의, 산별·지역별 모임 등을 하며 노동 분야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북측 대표단은 처음으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을 잇달아 방문하기도 했다.
11일에는 대회 하이라이트인 남북 노동자 축구경기가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됐다. 양대 노총 조합원과 서울시민들의 열띤 응원 속에 남북 노동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 흘리며 우의를 다졌다.
이번 대회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난 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첫 번째 남북 민간교류행사라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노동계는 이번 대회가 남북 민간교류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북 교류를 위한 사회단체 협의체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김홍걸 대표상임의장도 대회 기간 주영길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만나 교류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호텔에서 11일 열린 환송 만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도 참석했다.
이번 대회는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분위기를 정부 차원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의미도 있다. 대회 기간 남북 3개 노동단체는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판문점 선언을 이행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ljglor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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