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3년치 민원 분석…학생 수 대비 대전·인천 가장 많아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학교급식에서 바퀴벌레와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발견되는 것은 물론이고, 바닥 물때를 청소한 수세미로 식기를 세척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봤다는 목격담까지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2학기 개학이 다가옴에 따라 학교급식 관련 민원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13일 내놓았다.
2015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3년간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접수된 학교급식 관련 민원은 총 1천385건이며, 이 가운데 '급식품질 등 서비스 향상요구'가 39.3%(544건)로 가장 많았다.
급식 관련 민원은 서비스 향상요구에 이어 ▲ 급식업체 계약 및 납품 관련 민원이 30.6%(423건) ▲ 위생관리 문제 22.8%(315건) ▲ 급식 종사자 근무환경 개선 관련 내용 7.3%(102건) 순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향상요구 민원을 세부적으로 보면 '부실식단 불만'이 321건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유전자 변형식품·냉동식품 사용제한 등 '식재료 품질 문제' 86건, '급식횟수 등 불만' 83건, '급식실 종사자 불친절' 28건이 접수됐다.
급식실 설치 등을 요구하는 민원의 경우 26건이 접수됐는데, 현재 전체 학교의 11.4%인 1천345개교가 급식시설이 없는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A학교에서는 "급식실이 없어 도서관에 모여 급식을 하고 있는데, 출입구가 좁아 식판을 들고 아슬아슬하게 지나다녀 위험하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위생관리 문제와 관련해서는 급식에서 벌레·비닐 등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민원이 113건, 급식실 위생상태 점검 요구 61건, 식재료와 식기세척 불량 민원 53건 등이 제기됐다.
B학교에서는 "초등학생 급식준비 중 스테이크가 세제가 섞인 물에 빠졌는데, 이를 조리하라는 지시를 조리원들이 반발해 막을 수 있었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민원신청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7.8%(385건)로 가장 많았으나, 지역별 학생 수를 고려할 경우 상대적으로 대전과 인천이 많은 편이었다.
학생 수 10만명 당 민원건수를 분석해보면, 대전 48건, 인천 38건으로 가장 많고, 강원이 13건으로 가장 적었다.
대전지역의 급식 관련 민원은 2016년 6월 대전 봉산초등학교의 부실한 급식 사진이 온라인에서 공개돼 논란이 일면서, 집중적으로 접수됐다.
권익위는 지난 2주간 온라인 국민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을 통해 급식 관련 의견을 수렴한 결과, 응답자의 85.5%가 '학교급식 모니터링에 학생들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권익위 관계자는 "정책의 직접적 수요자인 학생들의 의견이 학교급식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하고, 학생들이 안전한 먹거리를 접할 수 있도록 불량 식자재 등에 대해 공익신고를 활용한 감시 체계를 상시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이러한 요구 내용과 급식 관련 민원 분석결과를 교육부와 각급 교육청에 전달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급식 학생수는 하루 평균 574만명으로, 전체 학생의 99.8%가 급식을 이용하고 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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