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화요트 이어 제트기까지…말레이, 前총리 비자금 환수 박차

입력 2018-08-13 11:25  

호화요트 이어 제트기까지…말레이, 前총리 비자금 환수 박차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적폐청산'의 기치를 내 건 말레이시아 신정부가 전임 총리의 해외 은닉자산 환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3일 일간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7일 인도네시아에 압류돼 있던 나집 라작 전임 총리 소유의 시가 2억5천만 달러(약 2천800억원) 상당의 호화요트 '에쿼니머티' 호를 인도받았다.
선체 길이 91.5m의 대형 요트인 이 배는 말레이시아 국영투자기업 1MDB에서 빼돌린 공적자금으로 조성된 해외 자산 중 하나로 지목돼 왔다.
현 소유자인 백만장자 금융업자 조 로우(36)는 나집 라작 전임 총리의 측근으로 1MDB에서 2009∼2015년 45억 달러(약 5조원)에 이르는 공적 자금을 빼돌려 세탁한 혐의로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적색 수배된 상태다.
마하티르 모하맛 총리는 "워낙 호화로운 요트여서 매달 유지비만도 200만 링깃(약 5억원)에 달한다"면서 에쿼니머티 호를 가급적 빨리 매각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에쿼니머티 호를 시작으로 조 로우가 1MDB 횡령 자금으로 사들인 해외 자산의 소유권을 차례로 넘겨받을 계획이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조 로우가 할리우드 영화에 투자하거나 미국 내 부동산, 미술품 등을 사들여 자금을 세탁했다고 보고 2016년부터 17억 달러(약 1조9천억원) 규모의 미국내 자산에 대한 압류 절차를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자금세탁처로 이용된 싱가포르는 스위스, 미국 등과 2년이 넘도록 공조 수사를 진행했으며, 작년 초에는 조 로우가 400억원을 들여 구매한 전용 제트기를 압류하기도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 제트기 역시 인도를 받아야 할 대상"이라면서 "우리는 도둑맞은 돈을 모두 돌려받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조 로우는 올해 5월 총선에서 나집 전 총리가 참패해 권좌에서 쫓겨나자 마카오로 달아나 행방을 감췄다.
말레이 검찰은 지난달 4일 나집 전 총리를 배임과 반(反) 부패법 위반으로 기소한 데 이어 이달 9일 세 건의 자금세탁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나집 전 총리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첫 공판은 내년 2월 12일 열릴 예정이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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