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6개 부서 협업…11월까지 100일 특별단속
(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 = 몰래카메라(몰카) 불법촬영물 유포 등 사이버성폭력에 대한 강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경찰이 조직 역량을 결집해 사이버성폭력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이철구 본청 사이버안전국장(치안감)을 단장으로 한 '사이버성폭력 특별수사단'을 본청 사이버안전국에 설치하고 11월20일까지 100일간 사이버성폭력 사범을 특별단속한다고 13일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본청 사이버수사과·수사과·성폭력대책과·피해자보호담당관 등 6개 과가 협업하는 체제로 운영된다. 부단장은 '여성 대상 범죄 근절 추진단' 부단장인 여성 경찰관 김숙진 총경이 맡는다.
수사단은 불법 촬영물이 유통되는 웹하드·음란사이트·커뮤니티 사이트, 이들과 유착한 헤비 업로더·디지털 장의사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이들이 저지르는 불법촬영 행위, 촬영물 게시·판매·교환 등 유포행위, 원본 재유포 행위·불법촬영 관련 금품 편취·갈취, 이 같은 행위에 대한 사이트 운영자들의 교사·방조행위 등도 중점 단속 대상이다.
아울러 피해자 보호를 위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공조해 불법촬영물에 대한 신속한 삭제·차단을 지원하고, 원본을 압수·폐기해 재유포를 막는 한편 불법촬영물이 지속 유통되는 플랫폼이 있으면 사이트 폐쇄도 추진한다.
특별단속은 사이버 분야에서 총괄하지만, 불법촬영물 유통 카르텔과 관련한 수사가 필요하면 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소속 범죄수익 추적수사팀 등 지능수사 전문인력이 자금·회계분야 수사를 담당한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불법촬영부터 촬영물 게시·유포·거래 등 유통 플랫폼, 디지털 장의사 등을 낀 유통 카르텔까지 일망타진하는 수사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며 "그러려면 종합적으로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사이버성폭력 전문가·법률 전문가·성평등단체 대표 등으로 구성된 외부 자문단을 운영하며 주요 사안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경찰관의 젠더 감수성을 높이고자 전 경찰관을 대상으로 성인지(性認知) 교육도 진행한다.
경찰은 여성단체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불법촬영물 등 음란물 유통 온상으로 지목한 음란사이트 216곳, 웹하드 30곳, 헤비 업로더 257개 아이디, 커뮤니티 사이트 33곳을 우선 수사 대상으로 정했다.
이들 가운데 음란사이트 5곳은 폐쇄됐고, 성매매 관련 사이트를 포함한 커뮤니티 사이트 4곳은 접속이 되지 않는 상태다.
경찰은 이들 사이트와 업체에 올라온 영상물·게시물 등을 면밀히 모니터한 뒤 위법성이 확인되면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음란사이트 216곳 가운데 일부를 상대로는 이미 내사를 넘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여성단체들이 지목한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오늘의 유머'(오유)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논란의 중심이 된 여성 커뮤니티 '워마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음란물 유통 온상으로 지목되나 해외에 서버가 있어 수사하기 어려운 '텀블러' 등에 대해서도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청(HSI)·연방수사국(FBI) 등과 공조를 강화해 적극 수사하고, 국내에서도 최대한 내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워마드와 관련해서도 음란물이든 명예훼손이든 별도 신고가 들어오면 모두 수사 대상"이라며 "어느 곳은 수사하고 어느 곳은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규모가 큰 커뮤니티는 자체적으로 모두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워마드 운영자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사실이 알려져 또다시 '성별 편파수사' 논란이 일자 '성별 무관한 엄정 수사' 방침을 재차 밝히며 최근 본청에 사이버성폭력 수사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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