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홍보한다'며 드라마 제작 2억 지원…방송은 '될동말동'

입력 2018-08-13 15:02   수정 2018-08-13 17:09

영광군, '홍보한다'며 드라마 제작 2억 지원…방송은 '될동말동'
잘못된 계약에도 지원금 회수 방안조차 마련하지 않아…'혈세낭비'


(영광=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전남 영광군이 방영도 불확실한 드라마에 군비로 수억 원을 지원해 혈세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영광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12월 한 드라마 제작업체와 16부작 규모의 드라마에 제작비 2억원을 지원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당시 이 업체는 올해 상반기 매주 일요일 아침 공중파를 통해 드라마가 전국에 방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드라마는 영광을 배경으로 전형적인 농촌 생활을 주제로 하고 있다.
영광에서 대부분 촬영을 진행, 올해 2월 제작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광군은 지역을 배경으로 촬영된 드라마가 전국으로 방영되면 홍보 효과가 크다는 점을 들어 제작비 지원을 결정했다.군은 관련 예산 지원을 위해 계약에 앞서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제작비로 1억4천만원을 지원했다
그러나 당초 섭외 예정인 유명 중견 배우가 출연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공중파와의 계약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말 당초 계획한 공중파 방송과의 계약이 불발되고 전북 지역 한 방송사와 방영 계약이 체결됐다.
올해 상반기 방영 예정이던 드라마는 올해 편성 계획에는 잡히지 않아 방영 일정이 불투명하다. 더욱이 영광에서는 볼 수도 없고 전북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
영광군은 이 같은 상황을 알면서도 올해 말에는 방영할 수 있다는 업체의 말만 듣고 올해 3월 당초 계약 기간을 올해 말까지 또다시 연장했다.
더욱이 군은 계약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지원금을 환수할 수 있는 '안전 조치'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당초 지원 목적이었던 홍보 효과도 미미한 드라마에 군비를 지원하고도 환수 방안조차 마련하지 않은 '안일한 행정'에 비난이 일고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영광을 비롯해 광주·전남 지역민도 시청할 수 있도록 드라마 제작업체와 협의해 지역 방송사와도 방영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에는 꼭 방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cbebo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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