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임금·주가상승 덕분에 고액 '고토소비' 호조

입력 2018-08-14 07:00  

일본서 임금·주가상승 덕분에 고액 '고토소비' 호조
1박 50만원 이상 크루즈 9월 출발분 예약 완료, 연말연시 상품은 1시간만에 매진
스위트룸 이용 늘어 호텔 객실단가 상승, 호화 전세버스 투어 인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임금인상과 주가상승을 배경으로 일본의 중·고년층과 부유층을 중심으로 값비싼 '서비스'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니폰유센(日本郵船)이 운행하는 호화 크루즈여행등 국내외 인기 크루즈 여행상품은 이미 예약이 쉽지 않은 상태다. 업계는 올해 일본 국내 크루즈 여행 인구가 사상 최고였던 작년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호텔 스위트룸과 고급 수입자동차 공유 서비스 이용자도 크게 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런 소비를 상품소비를 뜻하는 '모노(物)소비'와 구별해 '고토(事)소비'라고 부른다. 상품 소유에서 가치를 찾는 소비와는 달리 상품이나 서비스 구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체험에 가치를 두는 소비경향을 가리키는 말이다. 경제산업성이 2015년 발표한 지역경제산업활성화대책 조사보고서는 '모노소비'를 "개별제품이나 서비스가 갖고 있는 기능적 가치를 소비하는 것으로 원칙적으로 가치의 객관화(정량화)가 가능한 소비"로 규정하고 있다. 이에 비해 '고토소비'는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거나 단품의 기능적 서비스를 향유하는 것 뿐만 아니라 개별 사상(事象)이 연결된 총체인 '일련의 체험'을 대상으로 하는 소비활동"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13일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올해 크루즈 여행에 나설 일본인 수는 사상 최고였던 작년의 31만5천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니폰유센그룹의 유센크루즈가 운행하는 872인승 일본 국내 최대 호화여객선 '아스카(飛鳥) 2'는 9월 출발분까지 전 코스 예약이 꽉 찼다. 아스카2는 1박 요금이 최저 5만 엔(약 50만 원)부터인데도 현재 승객수가 이미 작년 연간 실적을 웃돌고 있다. 여름휴가와 연휴가 끝나는 10월 이후분도 벌써 만석이 되는 코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닛폰마루'를 운행하는 상선 미쓰이(三井)의 자회사인 미쓰이여객선은 1-6월 승객수가 작년 동기보다 10% 증가해 "올해 연간으로 사상 최대였던 작년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연시에 출발·도착하는 5개 코스는 발매 1시간만에 매진됐다.

일본에 배를 나누어 배치하고 있는 미국 프린세스 크루즈사도 9-10월 일부 일정은 이미 만실이다. 운행기간이 길어져 작년 실적을 넘어설 것이 확실히 된다. 이탈리아 코스타 크루즈도 작년 실적을 넘어섰다.
크루즈는 일본을 찾는 외국인의 수요도 늘고 있지만 내국인 이용객 증가가 두드러진다. 사카모토 후카시(坂本深) 유센크루즈 사장은 "주가상승의 자산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닛케이(日經)평균주가와 크루즈 인구는 상관관계가 거의 일치하고 있어 중·고년층과 부유층이 고액소비를 늘리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소득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대기업의 경우 올해 임금협상에서 정기승급과 기본급 인상을 합한 임금상승률은 1998년 이래 20년만에 가장 높았다. 니혼게이자이가 6월 말 시점에서 조사한 올해 여름 보너스는 전산업 평균 지급액이 6년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액소비는 정부 통계에는 충분히 드러나지 않고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호텔의 경우 황궁이 바라보이는 팔레스호텔도쿄의 6월 평균 객실단가가 5만2천 엔(약 52만 원)으로 전년 같은 달 보다 11% 높았다. 스위트룸 이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호텔뉴오타니의 고급 객실층인 '이그제큐티브하우스 젠(禪)'의 6월 평균단가는 작년 같은 달 보다 16% 올랐다. 유명 여행업체인 클럽투어리즘의경우 좌석수를 줄이고 내장을 고급화한 호화 대절버스를 이용한 투어가 인기다. 작년에는 간토(關東)지방에서만 운영했으나 이용객이 늘자 올부터 간사이(關西)와 도카이(東海), 홋카이도(北海道) 등지의 투어에도 투입했다. 어른 1명당 2만5천 엔(약 25만 원)짜리 고급 프랑스 요리를 먹고 오는 당일치기 코스 등에 이용하고 있다.
카 셰어링(자동차 공유) 서비스에서도 고급 수입차 수요가 늘고 있다. '카레코 카 셰어링클럽'을 운영하는 미쓰이(三井)부동산리얼리티는 이달에 메르세데스 벤츠 'C클래스'를 도쿄도내에 20대 배치했다. C클래스 베이직 플랜(6시간 패키지)은 가장 싼 승용차에 비해 시간당 요금이 80% 가까이 비싸지만 벤츠 수요가 늘고 있어 지금까지 20개 차종, 100여대를 도입했다.
명문 골프 코스 수요도 늘고 있다. 회원권 거래업체인 사쿠라골프에 따르면 6월에 300만 엔(약 3천만 언) 이상 코스에 대한 주문이 전년에 비해 30% 증가했다. 경영실적이 좋아진 법인과 함께 개인 부유층의 수요도 회복세다. SMBC닛코(日興)증권의 미야마에 일본 담당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주가상승으로 중·고년층과 부유층의 소비심리가 좋아지면 "앞으로도 레저 등 '고토소비'에 돈이 계속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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