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미국 압박에 맞서 경제·군사적 협력 강화할 것"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과 미 행정부의 제재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반미동맹을 강화할 조짐을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은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를 방문해 중·러 전략 안보 대화를 진행한다.
양제츠의 대화 파트너는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이지만, 푸틴 대통령과의 회동도 예정돼 있다.
그의 러시아 방문은 두 나라 모두 미국의 강도 높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반미동맹의 강화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폭탄'은 날로 강도가 세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사실상 모든 제품인 5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러시아는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독살 시도 사건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위기 조짐마저 보인다.
영국에 망명 중이던 러시아 출신 전직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딸 율리아가 지난 3월 한 쇼핑몰 벤치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자, 미 행정부는 이를 러시아 소행으로 결론짓고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미국의 경제제재에 직면한 러시아는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제재에 맞설 힘을 비축하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해 국방 예산을 증액하고 미사일 방어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어, 두 나라는 군사적 측면에서도 반미동맹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알렉스 가부예프 카네기연구소 모스크바센터 선임 연구원은 "중국과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아프가니스탄, 아프리카, 북한 등에서 이해관계가 갈수록 일치하고 있다"며 "미국의 압박에 직면한 두 나라는 군사와 경제 측면에서 상호 지원과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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