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발탁한 올랑드, 대권 또 도전?…정계복귀 움직임 시동

입력 2018-08-13 20:28  

마크롱 발탁한 올랑드, 대권 또 도전?…정계복귀 움직임 시동
올랑드 지지 지방의원들 '올랑드 2022' 캠페인 개시
회고록 내고 마크롱 비판, 유권자 접촉면 넓혀…'마크롱에 배신감도 작용'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쓴 프랑수아 올랑드가 정계복귀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올랑드가 자신의 '정치적 아들' 격인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한 가운데 마크롱에 대항해 차기 대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속속 나온다.
프랑스 중도좌파 성향의 젊은 지방의원 모임 '내일을 설계하라'는 최근 각자의 지역구에서 올랑드 전 대통령의 재임 업적 홍보전에 돌입했다.
이들은 올랑드의 얼굴 사진과 함께 '올랑드 2022'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박힌 홍보물을 나눠주며 유권자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전단 뒷면에는 "누가 테러에 대응했고 누가 재정을 정비했나. 또 누가 실업률 곡선을 반전시켰는가. 바로 프랑수아 올랑드"라며 "역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라고 적혀있다.
바캉스 시즌 직전 제작된 이 홍보물은 지중해 연안 등 프랑스의 대표적인 여름 휴양지 등 전국에 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방의원은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 인터뷰에서 "작년 총선 때보다 반응은 훨씬 덜 적대적"이라면서 "서민적이고 솔직한 올랑드의 모습은 정치적으로 매우 큰 강점"이라고 주장했다.
올랑드는 퇴임 11개월만인 지난 4월 엘리제궁에서 재임한 5년을 돌이켜본 '권력의 교훈'이라는 회고록을 냄과 동시에 정치 복귀 움직임을 개시했다.
그는 석 달간 전국에서 60여 차례 저자 사인회를 열고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 응하는 한편 마크롱에 대해 자본과 기업에 편향적인 정책을 펴고 불평등 완화 등에 관해 관심을 쏟지 않는다면서 "부자들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르누벨옵세르바퇴르 인터뷰에서 그는 "대중이 왕을 찾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은 우리가 군주가 목베인 나라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마크롱이 권력을 독점하려 한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마크롱은 행정부, 특히 엘리제궁으로 권력을 지나치게 집중시킨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한편 올랑드의 정치활동 재개는 마크롱에 대한 배신감에서 촉발된 바가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마크롱은 올랑드의 경제보좌관을 하다가 내각에 발탁돼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냈다. 이어 2017년 대선 1년 전에 중도정당 '앙마르슈'를 창당하고 돌풍을 일으켜 대권을 거머쥐었다.
올랑드가 없었다면 선출직 공직 경험도 없고 이렇다 할 만한 정치적 배경도 없었던 마크롱이 대권을 잡지 못했을 것이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랑드와 완전한 단절을 원하는 마크롱은 취임 후 그와 따로 식사도 하지 않고 조언도 구하지 않는 등 둘의 관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부부동반으로 따로 식사한 것과 대비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마크롱의 지지율이 30% 중반대로 급락한 것을 기회로 올랑드는 대외 행보를 늘려가고 있다.
그는 지난주 연인인 영화배우 쥘리 가예와 함께 지중해 연안의 휴양지에서 거리의 시민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하며 서민적인 이미지를 과시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사회당의 하계대학에서 당원과 지지자를 상대로 유럽의 미래에 대한 특강도 할 예정이다.
가예도 최근 르 파리지앵과 인터뷰에서 올랑드의 정계복귀 전망에 대해 "진정한 기대감이 있는 것 같다. 많은 사람이 그의 복귀를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지방 정계의 '올랑드 2022' 캠페인 역시 그를 지지하는 젊은 정치인들의 기획이기는 하지만, 올랑드 측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재선을 노리는 올랑드의 행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가 2022년 대선에서 마크롱의 적수가 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크지 않아 보인다.
올랑드는 재임 기간 내내 경기 부진과 만성적인 실업, 좌·우를 오락가락하는 경제정책, 존재감 없는 이미지 등으로 지지율이 임기 말에 4%까지 추락하는 등 역대 대통령 중에 가장 인기 없는 인물로 꼽혔다.
그는 결국 재선에 도전하는 것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 프랑스 제5공화국 대통령들 가운데 유일하게 재선을 포기한 대통령이 됐다.
올랑드가 당 대표를 지냈던 사회당(PS) 역시 마크롱과 그의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의 돌풍 등으로 작년 6월 총선에서 의석수가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며 소수정당으로 전락해버렸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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