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굽혀 인사한 文대통령에 독립유공자 "달라진 예우 느껴진다"

입력 2018-08-14 16:09   수정 2018-08-14 17:16

무릎굽혀 인사한 文대통령에 독립유공자 "달라진 예우 느껴진다"
임시정부 주요 요인 후손 10명과 특별 기념촬영도
안중근 의사 증손자 "나라 위한 희생에 대가 없는 건 비극적"
생존 애국지사 이태원씨 "광복회관 국가가 소유해선 안 돼"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애국지사 13명과 국내외 독립유공자 후손 220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대한민국 이름으로 당신을 기억합니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오찬에서 문 대통령은 광복 73주년을 맞아 독립유공자와 유족의 노고에 존경과 예우를 다하는 모습이었다.
오찬장 입구에 설치된 포토월에 미리 도착해 있던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행사장에 들어서는 독립유공자 및 유족 한명 한명과 일일이 악수하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휠체어를 탄 참석자들에게는 무릎을 굽혀 인사하는가 하면 지팡이를 짚은 참석자는 손을 잡아 부축해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안중근 의사의 증손 토니안 씨와 외증손 이명철 씨,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찬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대한민국 임시정부 외무총장을 지낸 김규식 선생의 손녀 김수옥 씨 등과 기념촬영을 했다.
임시정부 때 사용된 태극기를 배경으로 후손들은 각자 독립유공자의 인물사진이 든 액자를 들고 사진 촬영에 임했다.
이어 김영관, 이태원, 이석규 선생 등 생존해 있는 애국지사 13명과도 별도로 기념촬영을 했다.

매년 광복절에 독립유공자와 후손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해왔으나 대통령과 초청 대상자들의 개별 기념촬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발굴·포상된 여성 독립유공자 후손 5명도 초청됐다.
서간도 무장 독립운동 지원에 헌신한 독립군 어머니 허은 여사의 아들 이항증 씨는 "보훈처에서 여성 독립운동가를 새롭게 조명해 어머니께서 독립유공자로 포상됐다"면서 "여성의 가사노동을 인정받은 데 더없이 기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독립운동으로 나라를 찾고 임시정부로 대한민국 법통을 세운 자랑스러운 역사는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만든 것"이라며 "보훈으로 국민 마음을 하나로 모아 대한민국을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독립유공자의 후손들은 자신들을 향한 예우를 보인 문 대통령과 새 정부의 보훈 의식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2대 대통령인 백암 박은식의 손자인 박유철 광복회장은 '독립유공자를 향한 대통령과 정부의 예우가 달라진 것을 느끼는가'라는 기자들의 물음에 "달라진 것이 느껴진다"며 "후손들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토니안 씨는 청와대를 처음 방문한 소감을 묻자 "굉장한 영광"이라고 말했다.
안 씨는 "우리는 정말로 광복 열사들을 보살필 필요가 있다"며 "(독립운동가들이) 나라를 위해 가장 많이 희생했지만 그에 대한 대가가 없다는 것은 매우 비극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오찬에는 국외거주 독립유공자 후손 50명과 함께 대한민국 국적을 새롭게 얻은 독립유공자 5명도 초청됐다.
왕산 허위 의병장의 현손녀(증손자의 딸)로 우즈베키스탄에 살다가 한국 국적을 얻은 키가이 소피아 씨는 "독립운동 명문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을 늘 잊지 않았다"며 "국적 취득을 계기로 대통령이 초청해 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찬 후식으로는 경남 의령 출신 독립운동가 백산 안희제 선생의 손녀인 안경란 씨가 준비한 망개떡이 올랐다. 안 씨는 "망개떡은 할아버지가 평소 즐겨 드시던 떡"이라며 "끼니를 제때 챙기지 못한 독립운동가들과 허기를 달래려 먹던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생존 애국지사인 이태원 선생은 인사말에서 "8월 하순에 광복회관이 준공되는데 순직 선열 애국지사 기금으로 건축됐다는 이유로 정부 소유로 바뀐다고 하니 가슴이 아프다"며 "광복회관은 광복회가 운영하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kj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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