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주의 담론 던진 '비대위 한 달'…낙제는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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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용수 이한승 이신영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권력을 피하고 싶은 욕구'는 있어도 권력욕은 없다"며 '권력욕에 현직을 맡았고 차기 대권을 꿈꾸는 자기정치를 한다'라는 세간의 일부 분석에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한 달 앞두고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지금은 당대표를 계속하거나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상상이 안 간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한 달간의 비대위 활동에 대해 낙제는 면했다고 평가했다.
다음은 김 위원장과 문답 요지.
-- 취임 한 달 소회는.
▲ 비대위 구성하고, 의원들 만나고, 언론 인터뷰 하면서 정신없이 지나갔다. 이 과정에서 자꾸 '변화', '혁신' 문제가 많이 나와 어깨가 굉장히 무겁고 또 무겁다.
-- 바삐 다녔는데 지지율이 잘 안 오른다.
▲ 일희일비하지 않지만, 신경 쓰인다. 국민들의 시선이 차갑고 따갑다. 시선 자체도 안 주려고 하는 걸 느낀다. 몇 달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한다.
-- '비대위 한 달' 점수로 평가하면.
▲ 내가 나한테 어떻게 점수를 주나 싶지만 낙제는 면하지 않았나. 국가주의(국가주의는 역사적 연원을 따져보면 파시즘 같은 국가가 모든 결정을 강제하고 국민을 동원하는 절대주의를 주로 일컫는 것으로 보이는데, 김 위원장은 자율의 가치를 꺾는 정부의 과도한 간섭과 개입을 문제 삼으며 이 용어를 구사했다) 거대담론을 던지자, 여권과 언론이 자연스레 대안을 물었다. 시장과 공동체의 자율, 국가의 보충적 역할을 이야기할 계기가 마련됐다. 이를 지지하는 당내 의원들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 소위·특위 구성 후 다음 작업은 무엇인가.
▲ 공천 제도 손질은 소위 결과가 조금 늦게 나오더라도 이념·좌표 설정은 좀 더 일찍 나올 가능성이 있다. 오는 20일 연찬회 전에 당의 좌표에 관한 기본개념은 나올 것이다.
-- 공천 개혁은 어떻게 하나.
▲ 공천이라는 틀을 넘어서 인력풀 조성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과거 당에서 했던 정치학교 등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하겠다.
-- 임기 중 당협위원장 교체 작업하나.
▲ 일단은 선거결과를 평가하는 용역을 줬고, 당협위원장들에게도 설문지를 돌렸다. 이런 작업들을 거친 후에 기준과 명분을 갖고 해야 한다. 함부로 교체는 안 된다.
-- 탄핵을 계기로 보수진영이 분화했는데 끌어안을 복안은.
▲ 이렇게 찢어발겨 져 있을 때는 새로운 것을 세워 통합할 수밖에 없다. 과거를 잊을 만큼 흡인력 있는 새로운 무엇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은 바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이밖에 무슨 수가 있을까.
-- 보수 통합은 바른미래당 내 보수세력을 염두에 둔 것인가.
▲ 한국당이 매력적으로 변하면 통합 작업도 이뤄질 수 있다. 바른미래당도 스스로 바로 세우는 작업을 하면서 어떤 모멘텀에서는 같이 해보자고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억지로 세를 불리기 위한 통합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는다.
-- 한국당 발판으로 대권 도전 생각은.
▲ 권력이 무겁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안다. 권력은 잿빛이다.(자신의 저서 『대통령 권력』에서도 같은 비유를 했다) 참여정부 인수위 정무분과위 간사를 하면서 대통령에게 올라가는 정보가 듣기 좋은 말로 어떻게 왜곡되는지 다 봤다. 이 자체가 대통령을 죽이는 것이다. 청와대 밖에서는 들고일어날 수밖에 없는 메커니즘이다. 이를 아는데 뭘 그렇게 권력을 좇겠나. '권력을 피하고 싶은 욕구'는 있어도 권력욕은 없다.
-- 2007년에는 대권에 관심 있지 않았나.
▲ 2007년에 내게 대선에 나가라고 한 것은 고(故)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었다. 이유는 '대통령을 보호하기 위해서.' 청문회 때 국회의원들과 싸우는 것 보고 '당신이 결기가 있다'고 했다. (당시 열린우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떨어지면, 그 명분으로 대구·경북 쪽 기반으로 정치하라는 이야기였다.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진행했다. 이후 정작 당이 '대통합민주신당'으로 가면서 끝났다.
-- 당내 문제에 집중한 역대 비대위원장보다 대외활동이 많은데.
▲ 당헌에 따라 비대위원장은 당대표가 맞고, 비대위는 최고위원회 역할을 한다. 그래서 혁신안뿐 아니라 당무도 다루는 것이다. 역대 비대위에 비해 활동 기간을 길게 잡았기 때문에 당대표 역할을 안 할 수가 없다.
-- 설 밥상 민심을 겨냥해 차기 전대는 설날 전에 하나.
▲ 선거도 없는데 설에 꼭 맞출 필요가 있나. 설과 관계없이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2∼3주 늘어나거나 짧아진다고 큰 소동이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설날 올릴 메뉴는 따로 생각하면 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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