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 노선 걷던 두테르테 "中, 남중국해서 행동 자제해야"

입력 2018-08-15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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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중 노선 걷던 두테르테 "中, 남중국해서 행동 자제해야"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취임 이후 줄곧 친(親)중국 노선을 걷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기지화에 대해 일침을 놨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14일 대통령궁에서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한 연설에서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행동을 자제하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과 싸우고 싶지 않지만 지금 미국이 '나가라'고 하면 중국은 '들어가라'고 말할 것이다. 성급한 지휘관이 방아쇠를 당길지도 모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인공섬들 위의 하늘이 자기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무해통항의 권리가 보장돼 있고 공해를 항해할 때는 어떠한 허가도 받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중국이 인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 인공섬들을 만들고 주변 상공을 비행하는 미국과 필리핀 군용기에 "영공을 침해했다"며 잇달아 경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에 이어 나온 것이다.
CNN은 지난 12일 미 해군 대잠초계기 P-8A 포세이돈이 남중국해 초계비행 중 중국군의 영공 침해 경고방송을 6차례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AP 통신은 필리핀 군용기가 지난해 하반기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필리핀명 칼라얀 군도)의 인공섬 주변을 비행하면서 최소한 46차례 중국의 경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2016년 6월 취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그해 7월 필리핀 정부가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남중국해 대부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중국에 판결 이행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중국의 군사력 절대우위를 거론하며 실리 외교를 명분으로 중국에 남중국해 유전 공동탐사 방안을 제안하는 등 그동안 친중 노선을 고수해왔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그어 90%를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 필리핀 외에도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만, 브루나이와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youngky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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