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달러 기준환율 6.8856…역외시장선 장중 6.9291로 위안화 가치↓
상하이증시 2%대 급락…중화권 증시 동반 부진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국제 금융시장에서 터키 리라화 급락 사태의 여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5일 달러당 위안화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23% 오른 6.8856으로 고시했다. 위안/달러 기준환율은 5일 연속 상승했다.
이는 작년 5월 12일(6.894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위안/달러 환율이 오른 것은 그만큼 위안화 가치가 떨어졌음을 의미한다.
이날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6.9105까지 올라 작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관리변동환율제를 적용하는 중국에서 시장 환율은 인민은행이 고시한 기준환율의 상하 2% 범위에서 움직인다.
홍콩 역외시장에서도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한때 6.9291까지 올라가면서 중국 당국이 마지노선으로 정한 7선에 바짝 근접했다.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대형 악재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시장이 예상치 못한 터키 리라화 급락 사태가 신흥국 전반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지면서 위안화가 추가 절하 압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안화 가치는 미·중 무역분쟁이 본격화하면서 최근 석 달 사이에 7.6%나 떨어졌다.
이처럼 위안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는 가운데 중국 본토를 포함한 중화권 증시는 이날 큰 폭으로 주저앉았다.
상하이증권거래소에서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보다 2.08% 하락한 2,723.26으로 장을 마감했다.
선전증권거래소의 선전성분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2.32% 급락한 8,581.18로 거래를 마쳤다.
이 밖에도 홍콩 항셍지수가 1.55%, 대만 자취안 지수가 0.99% 하락하는 등 중화권 증시도 부진했다.
위안화 가치의 지속적 하락이 대규모 자본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전날 발표된 중국의 7월 핵심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온 점이 투자 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1∼7월 고정자산투자는 작년 동기보다 5.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중국에서 통계가 있는 199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7월 소매판매도 작년 같은 달보다 8.8%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9.1%와 전월 증가율 9.0%에 모두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이 서서히 중국 실물 경제에 부담을 주면서 경제 지표가 악화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