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2분기 수익성 급격 둔화…IT·반도체 쏠림 여전(종합)

입력 2018-08-16 16:33   수정 2018-08-16 16:37

상장사 2분기 수익성 급격 둔화…IT·반도체 쏠림 여전(종합)
3분기 수익 전망도 '흐림'…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성 지속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임은진 전명훈 기자 = 올해 2분기 상장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해 하반기 전망도 그리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정보기술(IT)·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수익이 편중된 현상은 또 다시 반복돼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 코스피 상장사 2분기 감익…수익성 둔화
16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사협의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외형과 수익성 모두 성장했다.
코스피 상장사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5.33% 늘었고 영업이익도 8.56% 증가했다.
그러나 2분기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2분기 매출액은 2.86%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06%, 6.41% 각각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률과 매출액 순이익률은 8.97%, 6.54%로 전 분기보다 각각 0.32%포인트, 0.65%포인트 감소했다.
이는 코스피 상장사가 1천원짜리 상품을 팔았을 때 약 90원의 영업이익을 남기고 이 중에서 65원가량만 손에 쥐었다는 의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으로 2분기 실적을 공시한 상장사 155곳 중 과반수인 85개 기업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이 가운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10% 이상 하락한 '어닝 쇼크' 기업도 58개사에 달했다.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14조8천700억원으로 전 분기(15조6천420억원)보다 4.9% 감소하면서 7분기만에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현대차[005380], 한국전력[015760], 포스코 같은 대형 기업들 역시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무역전쟁과 신흥국 위기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전망치보다 2분기 실적이 좋지 않았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2분기 매출액이 전 분기는 물론 작년 동기보다도 줄어드는 등 거시 환경 변화로 수출 기업의 이익이 줄었다"고 진단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2분기 내수가 워낙 좋지 않았던 데다 기대했던 IT와 반도체 업종마저 기대치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IT·반도체 쏠림 반복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로 지적되는 IT·반도체 등 일부 업종에 이익이 쏠리는 현상은 이번에도 반복됐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보다 8.56% 늘었고 순이익은 1.27% 증가했다. 하지는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000660] 등 소수의 IT 대기업에 의존한 결과다.
두 대기업의 상반기 영업이익 합계는 40조4천525억원으로 코스피 전체 영업이익의 37.6%를 차지했다.
코스닥시장도 상황이 비슷하다.
코스닥 IT업종(406개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이 14.75% 감소할 때 비(非)IT업종(668개사)의 영업이익은 16.07% 줄어 더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홍춘욱 키움증권[039490] 투자전략팀장은 "매출액 기준으로 IT·반도체 다음으로 산업 비중이 큰 전기·가스와 운수·장비 업종이 2분기에 부진해 하반기 IT·반도체 업종의 이익 비중은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진우 팀장은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이 제한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고 물량도 전반적으로 글로벌 업황 부진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하반기 반도체 기업의 감익이 어느 선에서 멈출지가 상장사 전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하반기 전망도 '흐림'…"미중 무역갈등 패권전쟁 양상"
상장사의 2분기 이익이 1분기보다 감소하며 하반기 전망도 덩달아 어두워졌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대외환경이 미중 무역전쟁을 넘어선 패권전쟁 양상을 띠면서 수요 악화에 따른 수출물량 감소가 우려된다"며 "장기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이진우 팀장은 "하반기는 무엇보다 예측이 안 된다는 점이 제일 큰 문제"라며 "이미 하반기에 대한 전망 자체가 낮아진 상황에서 시장은 감익이 예상보다 더 나올 수 있지 않겠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3분기가 연간 기준으로 성수기여서 아직 하반기 전망을 비관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030610]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많이 낮아지고 있지만 한 달 전과 비교하면 전망치가 54조원에서 55조2천억원으로 소폭 높아졌다"며 "수출 중심의 기업이 많은 만큼 환율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engi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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