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국가안보 유지에 부적절" 비난…야당 "표현의 자유 존중해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 외신기자협회가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야당 지도자를 초청해 강연을 듣자 중국 정부가 이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외신기자협회는 지난 14일 홍콩 독립을 주장하다가 최근 해산 위기를 맞은 홍콩민족당 지도자인 앤디 찬(陳浩天)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
홍콩민족당은 홍콩의 대규모 민주화 요구 시위인 2014년 '우산 혁명'의 정신을 살려 2016년 3월 설립된 정당으로, '자주 국가, 홍콩 독립'을 내세운다.
최근 홍콩 경찰은 국가안보와 공공안전 등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홍콩민족당의 해산을 정부에 권고했고, 정부는 이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앤디 찬 초청 소식에 홍콩 정부는 강연회 취소를 외신기자협회에 종용했으나, 협회 측은 "표현과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모든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필요가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앤디 찬은 강연에서 "중국은 전 세계의 자유로운 사람들에 위협이 되는 제국으로, 독립만이 홍콩에 남겨진 유일한 대안"이라며 "미국과 영국 등은 이에 개입해 홍콩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강연에 중국 중앙정부를 대표하는 장샤오밍(張曉明)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주임은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었다.
장 주임은 "외신기자협회는 홍콩 정부의 거듭된 경고에도 앤디 찬을 초청해 강연을 들었다"며 "홍콩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을 초청해 강연을 들은 것은 중국의 국가안보 유지에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홍콩민족당은 불온한 의도를 지닌 채 음모를 꾸미고 조직하고 행동하는 조직으로, 그들은 국가의 분열을 원한다"고 성토했다.
하지만 홍콩 야당은 장 주임의 발언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 홍콩 기본법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콩 시민당 데니스 궉 의원은 "홍콩 정부는 표현과 언론의 자유에 눈 감고 있을 수 없다"며 "앤디 찬과 외신기자협회가 폭력을 선동한 것도 아닌데, 이를 위법한 행동으로 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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